산다는 것.
열심히 산다는 것에 대한 적절한 보상들이 있어야 할텐데......,
처음부터 빈손으로 사는 사람들은 아무리 몸부림쳐도 매섭게 몰아치는 현실의 무게 앞에서 때론 휘청거리며 때론 쓰러지며......,
아픈 이야기를을 많이 들었는데 나 또한 능력이 없다 보니 멀리서 지켜보는 수 밖에~

지난 11월 초 내장산 어느 사찰 담장위에 걸린 단풍이다.
초록속에 붉게 익어가는 단풍 색상이 유난히 고와 저절로 눈길이 가고 말았다.
오랜만에 설레임을 또 앓았다
아니 가끔 도둑고양이처럼 인낚을 들락거리며 눈도장을 찍곤 하였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쉬이 떠남을 가지지를 못한 것 같다.
이번 출조길엔 듬직한 아들이 따라 나섰다
평일이라 출조객들도 한산하고 또 무엇보다도 수능 시험을 끝낸 아들에게 새로운 삶의 충전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기에 넌지시 낚시 이야기를 꺼내니 기다렸다는듯이 응답을 한다.
거의 1시간 30여분 남짓 거리.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거리겠지만 익숙했던 길거리엔 낙엽들이 흩어진것들이 보이는걸 보면 세월이란 시간들이 제법 흐른 듯 하지만 차는 술에 취해 골아 떨어진 어린 김유신을 늘 찾던 천관녀의 집에 데려다 놓은 애마처럼 이미 낚시점 앞에 도착해 섰다.
"우연낚시" 한적한 시골임에도 늘 분주함과 사람 사는 생기가 넘치는 곳이라 불쑥 고개를 내미니 형이 방에서 나오고 있어 인사를 하니 ‘오랜만이네 오는데 춥고 힘들제~’ 요게 끝이다. 좀 정겹게 슬쩍 함 보듬어 주던가 아님 손이라도 내밀어 악수라도 함 청해주면 오죽 좋으련만 무뚝뚝한 갱상도 사나이처럼 시간이 흘러도 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선물받은 우연표 수제찌
형의 정성이 가득 들어간 수제찌를 선뜻 남에게 선물한다는건 쉽지 않을터인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선물을 해준다.
언제부터인가 낚시를 하기 전 찌를 쓰윽~ 한번 쓰다듬는 버릇이 생기었다.
찌를 만든 사람의 정성과 또 이 찌가 나에게 오게 된 기쁨을 함께 느끼면서 말이다.
잠시 어중간한 머뭇거림이 지나자 형이 뭔가가 생각난 듯이 방안으로 들어가더니 한동안 무었인가 챙기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잠시후 근사한 막대찌 두 개를 들고 나온다. ‘최근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만든 찌다. 함 써봐라. 요 녀석들은 특별히 고르고 고른 찌다’라며 3호찌와 2호찌를 내밀길래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살펴보니 기존찌와 끝 부분이 다른 모양으로 되어있어 빨리 물에 담궈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는데 형이 ‘잠깐만!’ 하더니 찌에다 ‘우연 3’, ‘우연 2’를 네임펜으로 적어준다. ‘주문 판매가 밀리다 보니 아직 스티커 붙일 시간이 없었다’며, 형이 손수 친필로 적어준 자작찌라 더욱 고마운 마음이 들어 찌 케이스에다 곱게 넣고는 부엌으로 가니 형수는 한기(寒氣)가 흐르는 휑한 공간에서 ‘행복한 아침’을 준비하고 있어 멀찌기서 인사를 하니 눈길로 인사한번 하더니 아침 준비에 여념이 없다.
출발직후부터 잠든 아들을 깨우니 낚시점을 들어서며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형수는 ‘젊은 총각이 오니 가계가 환하여 지네~’ 하며 그때서야 반색을 한다.
이런~ 그럼 난 벌써 세월의 저편으로 밀려났단 말이지 ㅋㅋㅋ
간편한 아침 밥상을 앞에 두고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전날 회를 먹고 남은 감성돔 머리를 둘로 쪼개어 구웠다는데 이런 호사스런 메뉴가 어디 있단 말이고~
혼자서 게걸스럽게 먹고나니 흐미~ 기분이 이렇게 좋을수가 ㅎㅎㅎ

감성돔 머리구이
이런 작품(난 기꺼이 이런걸 작품이라 표현하고 싶다)은 최고급 횟집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연산 회라 더 맛나고 감칠맛까지 넘치는걸 보니 작은 살점 하나까지도 아깝다는 생각이다.
형의 오래된 차량이 아직은 어두운 아침을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리고 늘 익숙했던 앞자리는 부산에서 오신 조사님이 떡 하니 타고 앉은지라 뒷좌석에 바짝 붙어앉아 바다만이 들려줄 수 있는 몇일전 영웅담 같은 이야기며 집 이야기까지 한숨섞인 소리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연담삼거리에 접어들고 버스 승강장 인근에서 담배 한 대를 멋지게 피고 있던 조사님 한분이 올라탄다.
앉아 있던 자리를 내어주며 옆자리로 옮기면서 ‘자리 데워두었습니다. 어서 오이소~’ 하였더니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로 응수를 해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연낚시와는 이미 10여년을 넘게 알고 지냈다는 형, 동생하며 좋아라 하는 사람이라 한다. 덥수룩한 수염이 퍽이나 선한 사람 그럼 사람이었다.
잠시후 정박지에 짐을 내리면서 바다를 쳐다보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바다가 떡 하니 버티고 있어 오늘은 뭔가가 올라올것만 같은 근사한 느낌이 들었다.

오래된 세월만큼이나 오래된 간판이다
낚시점 전화는 그대로 이지만 형 전화는 바뀐지 오래되었건만 아직도 017 세대인가 보다. 아직 예전 전화번호를 누르면 친절히도 전화번호가 010-4545-8245로 바뀌었다고 안내를 해주니 그나마 다행인데 얼릉 전화번호를 바꾸어야겠다.
출조하는 차 안에서 형이 전날 4짜 중반대를 낚아 올리고 5짜급이 발 앞에 까지 끌려와 올리려는 순간 삼치가 도래의 반짝거림에 목줄을 끊는 바람에 결국 감성돔이 ‘감성돔 살려라~’하며 달아났다고 오늘을 기필고 잡고 말것이며, 형수가 출조하는 내 뒷전에다 ‘삼촌 오늘은 삼촌 기록어 갱신해라~’하고 응원까지 해줬으니 푸르고 푸른 바다에서 은빛 찬란한 감성돔을 꺼낼 수 있는 모든 에너지가 충만하였고 무었보다도 든든한 후원군인 아들까지 동행을 하였으니 이런 일기일회(一期一會)가 어디 있단 말인가. 거기다가 오늘 선물용 찌까지 2개나 선물받았으니 음!!! 응답하라 5짜 감성돔아~~~

찌 사진이다
맨 위에 두 개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부들로 만든 찌이고, 아래 세 개는 우연표 수제찌이다. 손으로 만들다 보니 모양들이 정형화되어 있지는 않으나 오동나무만을 이용해 구멍을 내고 대패로 다듬고 사포질을 한후 형광 도료를 칠하고 니스 칠을 세 번씩이나 하여 말린 찌니 만든 사람의 정성과 혼이 깃든 찌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여명!
해뜨기 전 가장 어둡다는 여명은 동쪽에서부터 붉은 기운들을 몰고 점령군처럼 다가서고, 엷은 해무(海霧)와 뱃전을 스치듯이 나는 갈매기들의 배웅을 받으며 포인트에 도착해 아들에게 아끼던 릴에 흘림낚시 채비를 해주고는 선상낚시 방법을 몇가지 알려주며 낚시를 흘려보라니 제법 잘 응용해서 하는 것 같은데 원줄 관리에 익숙하지 못한걸 보니 아무래도 초릿대를 부러먹을 것 같은 예감이......,

여명
아침이다
아침을 맞이 할 때는 잠시나마 숙연해 진다.
‘오늘 내가 헛되이 보낸 시간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입니다.
시간의 아침은 오늘을 밝히지만
마음의 아침은 내일을 밝힙니다.
어느 책에서 보고 메모해두었는데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 하다.
때론 그 예감이 비껴가야 할텐데~ 잠시후 남들은 빈 바늘만 꺼집어 올리고 있는데 아들은 근사한 씨알급의 볼락을 한참을 흘린 릴로 감아 올리더니 씨알을 확인하고는 씨익~ 한번 웃어준다.

아들이 흘림낚시로 낚은 첫수 왕볼락이다
아들은 씨알좋은 왕볼락을 낚으면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버릇이 있는데
이날도 어김없이 그런 미소를 날렸다 ㅎㅎㅎ
볼락을 갈무리 하고는 미끼를 곱게 끼워 물에 담그는 것을 보며 내 낚시 채비를 하고 있는데 아들 헛챔질을 몇 번 하더니 급기야 초릿대 끝이 부러졌다며 낚시대를 내민다. 이궁~

아들이 낚시하던 도중 원줄이 초릿대에 감겨 부러진 낚시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며 초릿대 수선하는 법도 아울러 가르쳐줘야겠다.
아들이 많이 멋쩍어 하길래 ‘괘안타~ 물살도 쎄고 바람도 불어 챔질할 때 원줄이 감깄는 갑따~’ 해주었더니 주섬주섬 릴을 접어넣더니 가방에서 선상용 릴을 꺼내 채비를 한다.

아들녀석 낚시 하는 도중 스마트폰을 좀 멀리하는가 싶더니 철수 하기가 무섭게 폰을 매만지고 있다.
무수히도 오갔을 저 내용들중에 마음에 담아준 여친이라도 있을까?
넌지시 물어 보고 싶었지만 꾸욱 참고 말았다 ㅎㅎㅎ
형이 아침에 준 ‘우연 2’를 셋팅을 해서 물에 담그니 찌톱이 알맞게 보이는 정확한 부력이라 맘에 든다. 물살이 제법 빨라 찌가 옆으로 약간 드러누울듯도 한데 거의 수직으로 서 있는 것을 보면 새로 찌를 설계하고 만들 때 찌 아랫부분을 한번 더 가공하여 잘록하게 만든게 유효한 듯 싶다. 몇 번의 케스팅을 하였지만 찌의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는걸 보니 형의 정성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 상당히 흡족하다.

색상이 유난히 고운 아가야 참돔이다
유난히 작은 내 손바닥 위에 올려둔 참돔 크기가 요만하니 요 녀석은 얼마나 큰 녀석인지 ㅎㅎㅎ 앙증스런 모습으로 한컷 하고는 서둘러 엄마품으로 돌려보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살이 빨라지자 역시나 아침에 받은 ‘우연 3’을 셋팅해서 흘려본다. 이번에는 좀더 멀리멀리 찌가 시야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까지 흘려보았지만 감성돔은 입질도 없다. 2호찌에 비해서 무게가 더 있는 3호찌다 보니 물살이 빠른 곳에서도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끝 부분이 잘록한 유선형이라 이전 찌 보다 한결더 예민한 느낌이 들었다. 단지 이전 찌는 물에 닿는 표면적이 넓어 물 흐름이 없는 곳에서도 운용이 수월하다면, 새로 만든찌는 유속이 빠른 곳과 좀더 예민한 입질일 때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우연찌가 위에 것이고, 아래 두 개는 새로 만든 우연찌이다.
날렵한 것이 원투성과 민감성은 더 나아졌는데 조류의 흐름이 작은곳에서는 기존찌보다 물속에 잠긴 면적이 작다 보니 약간 둔한 느낌은 있지만 예민한 입질이 있을 땐 확실한 어신의 전달이 되는 느낌이다.
안타까운 시간들이 흘러도 별 입질은 없다. 양 옆의 선상팀들도 별반 입질은 없는지 한가한 시간들이 흐르고 있을쯤 조바심이 살짝 생긴 내가 ‘형 어제 터트린 4짜랑 5짜는 언제 나올끼고?’ 물음에 형은 ‘잠시만 기다려 봐라 이제 물 바뀌었으니 금방 나올끼다~’ 형의 눈엔 바다가 보이는 걸까? 잠시후 선장 곁에서 낚시를 하던 분이 강력한 입질을 받아 릴링을 하는데 낚시대 휨새가 감성돔이라 쳐다보는 내게도 군침이 돈다. 형이 뜰채로 갈무리를 해주고 한낮의 태양에 반사된 눈부신 어체(漁體)는 얼핏 보아도 43~44급은 되어 보인다.
물칸에 들어간 녀석을 부럽게 부럽게 쳐다보다가 열심히 찌를 흘려보아도 간간히 아가야급 전갱이만 올라올뿐 초릿대 끝을 근사하게 끌고 들어가는 녀석을 만나지 못했다.

형이 감성돔을 낚아 올리고 펜션을 한다는 사장님이 뜰채질을 하고 있다.
에고 부러워라~
30여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형이 4짜급 감성돔을 한 마리 더 끌어내자 충분히 집어가 되어 고기가 낚일것이라는 생각에 더 집중을 해보았지만 배고픈 아가야 전갱이 또 전갱이~

아들이 낚은 복어인데 이렇게 크고 전혀 종류가 다른 복어는 처음이라 적잖히 놀라는 눈치였다.
복어의 이빨을 보여주며 웬만한 나무젓가락도 끊을정도라고 하며 주의를 주었더니 나무젓가락을 넣어 보고 싶다며 도전 정신이 생기더니 한 마리라도 더 낚아 본다며 이내 낚시대를 담그고 있었다 ㅎㅎㅎ
릴을 가지고 선상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대를 담궈보던 아들은 다양한 잡고기를 낚아올리더니 ‘아빠! 왔다’ 하길래 쳐다 보니 대가 바다를 쳐박고 있다. ‘대를 더 세우고 천천히 올려라’ 하며 응원을 하며 뭘까 하고 궁금해 하니 물밖에 번쩍이는 뭔가가 보이더니 참치 한 마리와 전갱이 한 마리가 올라온다. 참치가 3마리나 물었는지 바늘을 매였던 3호 줄은 두 개나 끊어져 올라오는지라 아들 녀석 ‘떨어져 나간 고기가 더 큰거였다’며 아쉬워 하는걸 보니 전형적인 낚시꾼 기질이 엿보인다.

아들이 낚은 삼치이다.
이빨이 워낙 날카롭고 조밀하여 낚시 바늘에 직접 걸리지 않고서는 여지간해서 낚여 올라오지 않는 고기이나 이날 아들은 삼치의 찐한 손맛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을터~
여지젓 아들의 조력(釣歷)이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원도권을 다녔으니 제법 되는데도 처음으로 삼치를 낚은지라 기념사진으로 한 컷 ㅎㅎㅎ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배도 출출하다고 라면이라도 먹고 하자니 형은 ‘이 물때에 고기 못 낚으면 안 낚인다’라며 조금만 더 하고 먹자더니 결국 고기 입질도 없고해서 라면을 끓여 먹는데 형수가 싸준 따스한 밥이 식어서 더욱 찰졌지만 라면 국물에 말아먹는 맛이란~~~
지난 11월 중순경 허거참 님이 형이 떠준 회 한점을 먹고 “그래! 이맛이야~~~ 허허~~” 하였던 것이 떠올라 거기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래 이맛이야’

뭐니뭐니 해도 선상낚시의 묘미중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이시간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나 형수가 아들만 먹어라고 싸준 계란말이가 유독 눈길이 가는데 서로 아들 눈치만 보느라 ㅎㅎㅎ
아들은 배가 부르니 기분이 더욱 좋아졌는지 다시 흘림낚시를 해보고 싶다 하길래 가방에서 비상용 대를 꺼내어 채비를 해주니 흘리고 감고 또 흘리고 하면서 제법 왕초보티를 벗어난 모습이라 이번에 대학교도 입학을 하니 흘림대 세트 하나 장만해 주겠다고 약속을 하니 너무 좋아라 한다.

역시나 아들이 낚은 고기이다
고기 이름이 확실치는 않으나 전라남도 지역에선 이 고기는 워낙 귀하고 맛나다 하여 사위만 오면 준단다 ㅎ
구워서 소주라도 한잔 하고픈 생각이 간절하다 ㅎㅎㅎ
시간!
바다에서의 시간은 육지에서의 시간보다 몇배나 빠르게 흐르는 느낌이다.
출조 계획에서부터 포인트 도착시까지의 흥분이 채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벌써 철수의 아쉬움이 짧은 겨울해만큼이나 빠르게 다가왔다.

흘림낚시를 하다가 목줄이 채비에 얽히자 채비 손질중인 아들
보통 2.5m 정도 사용하는 목줄을 아들 채비는 얽히는 손상을 방지하고자 1.5m 정도로 셋팅해주고 목줄을 내리는 법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는데도 아직 서툴러 여러차레 줄 꼬임이 있었는데 그걸 풀고 앉아 있다.
아쉬운 철수후 형은 유난히 정성을 들여 정박지 청소를 하고 있길래 ‘물만 좀 뿌리고 대충 정리만 좀 하면 안되나?’ 하였더니 ’무료로 정박지도 빌려주고 바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땐 수시로 나와서 배도 봐주는 고마운 형님‘이라며 구석구석까지 물로 씻어낸다.

정박지 모습이다.
선 듯 자기 삶의 한 모서리를 내어준 고마운 사람
그 사람들을 못 잊어 하는 형과 형수
돈을 받고도 내어주지 않는 다는 정박지를 살이에 조금이라도 보탬을 주고자 선뜻 내어준 고마운 사람에게 하시라도 잊지 않고 뭔가를 챙겨주는 형과 형수지만 요즘은 정박지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화장실 사용을 더럽게 하는 사례가 왕왕있다며 깨끗이 사용하여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데도 불편함이 없어야 겠다.
표시처럼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화장실이 있고, 화장실 문을 열면 완전 자연친화적인 좌변기가 있으니 용무를 마친후 깔끔히 뒤처리만 한다면 냄새 하나 없는 멋진 화장실이 유지될 것이다.

정박지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나오는 화장실 입구다
보기에는 엉성해 보이지만 좌변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최고로 풍광을 펼치는 화장실이 보인다
엉덩이 아랫부분에는 바다속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 몸안의 찌꺼기를 말끔히 분해해줄 것이다.
연담삼거리에서 탄 분은 돌아갈 차가 없다길래 집까지 차가 들어가는데 큰길에서 산골짜기 쪽으로 들어가는 것이 뭔가 펜션이 나올 것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펜션 이름도 근사한 ‘폴라리스(Polalis)’라서 그 이름은 지은 유래를 물어보니 펜션에서 보면 유난히 맑은 북극성이 보이며 늘 그 자리에 있어 그 이름을 딴것이라 한다. 7080 라이브카페도 운영한 겉 모습도 멋스럽지만 중후한 느낌이 맛갈나는 만남이었다. 더군다나 우리 회사와도 거래를 하였던 사람이었다니 더 끌리는 묘한 매력이 있었는데 차 한잔 하고가라며 청하였지만 이미 늦은 철수라 다음에 들리겠다는 인사를 건네고 나오고 말았다.

부러운 듯 감성돔을 낚고 한컷 한 모습이다.
조만간 저런 녀석 체포하러 아들과 함께 나서야겠다.
사양 그리고 웃음
낚시 가계에선 형은 짧은 고민에 빠져있다. 변변치 못한 조과물을 나와 부산서 온 조사님에게도 나눠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여야 할지 몰라하길래 ‘형 나는 볼락만 챙겨갈게~ 형 낚은 감성돔은 더 멀리서 오신분 챙겨줘라“하며 볼락만 봉지에 담으니 부산서 오신분 살짝 입가에 웃음이 돋고 아들이 낚은 삼치 두 마리도 챙겨주니 돌아가는 발길이 더 가벼운지 웃음꽃의 크기도 커져가는 것 같다.

아들과 낚시후 조과물이다
바다가 주는 조과물이다 보니 바다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법
요즘은 조과물의 다수 보다는 바다가 주는 따스함과 사람들이 풍기는 웃음에 더 넉넉한 시간들이어서 더더욱 좋다.
인사를 건네며 밖으로 나오니 가희 녀석 반갑게 나와 인사를 건네길래 하마터면 함 안아보고 싶었는데 이미 장성한 숙녀티가 나는 것 같아 머뭇거리고 말았다. 녀석 열심히 운동하여 태권도가 3단이라 경찰대학 가는 꿈을 키우고 있던데 요즘은 이러저리 얽힌 일들이 많아 엄마 아빠를 잘 살게 해주겠다며 더 힘들게 공부를 한다며 입술이 터졌길래 난 가희를 응원한다며 손 한번 잡아주고는 통닭이라도 사먹으라며 끝끝내 거절하는 녀석에게 돈 몇푼을 쥐어주고 뒤돌아 서는데 왜 그리도 서글픈지.....,

형이 손수 만들어 건조중인 수제 우연찌이다.
왼쪽이 최근에 만드는 아랫부분이 날렵한 찌로 물살 흐름이 쎈곳에, 오른쪽이 기존에 만들던 찌로 물 흐름이 없는곳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 할 것이다.
우연찌를 써본 사람들이 알음알음 소개를 하여 요즘은 찌 만들어 내기가 바쁘게 사라지곤 한단다. 그 중에는 택배로 따로 주문하는 사람들도 있어 현물을 직접 보지 않고 보내는 거라 고이 키운 딸을 시집 보내는 것 같아 많이 조심스럽다는 형수의 마음도 담겨져 찌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듯하다.
때때로 읇조리던 함석헌님의 시 한구절이 떠오른다
- 그 사람을 가졌는가 -
중략~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중략~
ps : 제목에 대해 고민해보긴 처음이다. 글 부스러기처럼 낚서라도 할 때 말곤 몇 번을 고민하였는데 사실 이번 제목은 ‘가슴이 아픈 사람들이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적고 싶었음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