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투, 쓰리, 포, 격렬비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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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투, 쓰리, 포, 격렬비열도............

G 7 3,175 2005.03.19 19:37
Dsc02437.jpg

조용하게 목소리를 깔았지만 알 수 없는 무게가 실린 것이
낚시점주인이 일을 하나 만들었나보다…….

모월모시에 농어의 고장인 격렬비열도를 가잔다.
그럴싸한 낚시전용 버스를 굴리는 어느 낚시점과, 남태령에 있는 낚시점.
큼지막한 체격에 잘생기고 씩씩하고 사근한 H 무역의 B사장,
낚시잡지의 기자도 한명 끼어들다 보니 십여 명이 모였다.

하룻밤의 야영을 겸한 제대로 된 일정이라니 격비의 농어를 몇 마리나 잡아볼까나? ^^;;
안흥항 근처의 이름 없는 작은 포구에서 기다리는 우럭낚시를 다닌다는 배에
얼음이 가득 담긴 대형쿨러와 짐을 옮겨 싣고 나니 비 오듯 흐른 땀에 푹, 절어버렸지만
내일은 더욱, 무거워질 짐에 비하랴……. ^^;;

승선인원을 확인하러 나온 지소장이 2명이 많다며 문제를 삼는다.
기자증도 보여보고, 몇몇은 손님이 아니라며 급히 임명한 기관장, 조타수…….요리사로
둘러댔는데
사람 좋아 보이는 지소장이 되레 사정을 한다.
보이지 않는 저 앞에는 경비선이 여러 척 있는데 하나를 비껴가면 또 하나에 걸릴게고
어느 항에서 출발했는가를 밝히다 보면 자기는 옷을 벗어야한단다.

“선상님들……. 저 좀, 쪼매만 봐주이소…….
 이 구석때기에 있는 촌까지 돈 쓰러 오신 손님인데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나 
 선상님들의 귀중한 시간을 제가 어찌 손상시킬 마음이 있겠능교…….
 그라지 마시고……. 기왕에 오셨으니 근처에서 우럭낚시라도 잠시 하다 가시면
 저도 고맙지라........ ^^;;“

고개를 숙여가며 이 사람, 저사람 손을 붙들며 사정을 하던 차에,
무전기를 통하여 소식이 들어왔다.

먼 바다에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하여 주의보가 예상되니 각별히 신경을 기울이란다.

“떼그랄~~!!  짐이나 실어 놓기 전이었다면…….”
H무역의 박 사장이 거들어 주어 땀은 흘리다 말았다만……. ^^;;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벗어젖힌 너부데데한 등판을 보니 마당여가 절로 생각난다.

“다른 곳의 포구에서 더 큰 배를 알아보자…….”
“기왕에 떠났는데 추자도 어때?  거문도가 좋겠지?.”
낚시꾼의 고질병이 고개를 쳐들었는데 

물살 빠른 격비의 물때에 맞추었으니 갈만한 곳도 마땅치 않았는데
그만 주의보가 떨어졌단다…….

밥은 먹고 가야한다며 식당에서 해단 식을 겸한
브라보~! 곡차 한잔을 하고 출발한 자리에 되돌아오니 오후 5시…….
오전 9시에 출발하여 길거리에서 마른 날벼락 낚시, 8시간을 한셈이다. 

 좋은날을 골라 인원수도 맞추어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졌는데
야영은 안 된다니 덥더라도 돌돔낚시를 겸한다는 위안을 안고 
새벽안개 헤치며 달려가는 우리의 대절 선은 
몸도 싣고. 꿈도 싣고 사랑도 실었어라~~

처음 찾는 격비행의 설렘에 도착까지의 지루함을 잊었는데
채비를 준비하라는 선장의 목소리…….

(??? 내릴 준비가 아닌, 채비를 준비하라니???? )

갯바위마다 몇 팀으로 나뉘어 돌돔원투낚시에
루어도 던져보고 찌도 담궈보렸는데 우럭채비를 하라니??

우럭선상낚시 외에는 해 본적이 없다는 선장이 되레 눈을 휘둥글린다.

“아니~~?? 갯바위 이쪽, 저쪽 배를 접안하여 사람을 내려줘야지?
 어찌 이 좁은 배안에서 열두 명이 루어낚시를 한다요? “

“ 앞에 가서 뱃머리나 좀 보시구레……. -,,-
 이 배는 우럭낚시만 했지 다른 낚시는 한 적이 없소이다…….
 갯바위에 대려면 타이어도 걸쳐 싸놓고 했어야하는데
 나는 갯바위에 배를 대본적도 없고 댈 줄도 모리고
 이것도 모르고, 저 것도 모르고 좌우지간 모두 모른당께요~~~~~~~“

“누가 배를 예약했느냐?”
“사전에 이러저러해야한다고 약속도 안했느냐?” 며
예약자를 다그쳤는데 하늘에 뜬 독수리본 꿩새끼 마냥, 뱃전 구석에서
고개를 처박은 이씨는 눈도 뜨지를 않는다…….
(갑자기 실명을 했나??????)

이미 썰물이 시작됐기에 격비 특유의 날카로운 갯바위가 드러나고 있었고
아쉬운 몇 번의 루어날림으로 끝나버린 두 번째의 격비행....



격렬비열도만 전문으로 출조한다는 태안의 낚시점이 하나 걸려들었다.

“하~~~! 역시, 내 귀는 당나귀 귀, 아니 최신형 레이더야~! ^^;;;”

8명의 정원만 받는다니 제대로 된, 만찬 정식 코스렸다~?!

오후 2시 안흥의 모항에서 출발을 하였는데
다 썩어빠진 우럭 배라지만 타이어는 걸쳐져 있으니 틀림없이 갯바위에 내려주겠지?!!!!

두 시간 정도를 달려서야 격비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선장이 쌍안경을 뽑아들고 한참을 바라보더니 결정을 하란다.

“무슨 결정~????!!!”

날 좋고 물때 좋고, 이리 좋고 저리 좋다 보니 이미 들어간 배가 많단다.

이 배의 속도로는 두 시간은 더 가야하는데 배가 많이 들어갔으니 자리도 없을게고
지금 지나치는 섬으로라도 되돌아오면 날도 저물 터이고 
그나마 이 섬도 다른 사람들이 꿰차면 배위에서 날을 새고 우럭낚시나 하는 수밖에 없단다.

엄숙하고 진지하다 못해 큰 바위 얼굴 같은 표정의 선장을 바라본
일단의 무리들이 선장님 뜻대로 합소사~! 합창을 한다. ㅠㅠ‘’

간이나 있는지 쓸개가 빠졌는지 알아볼 겨를도 없이 흑돈지, 검정갠지?
섬 설고 낯설은 자리에 내리게 되었는데
태안의 낚시점주가 그림을 그려가며 포인트를 설명한 것이 이 섬이었구나?

(그러면~? 이미 계획된 함정이 아니었을까?)

그런대로 자리는 편안한 낚시꾼의 흔적도 없는 
깨끗한 갯바위에 족적을 찍었다는 것에 만족해야하나?

“그~래~! 격비도...독도도 우리 땅이다~!!!”

청개비를 듬뿍 끼워 내린 채비에 심심치 않게 우럭이 물어 주었고
깊은 밤에는 기대도 안했던 준수한 크기의 농어도 몇 마리 잡았고
날이 밝아서는 발이 닿는 곳곳을 뒤지다 보니 
깊은 수심 속에 웅크리고 있던 농어가 불쑥 솟구쳐 루어를 덮치는 희열도 맛보았다만
격비는 언제나 가본 다냐?



격렬비열도에서의 낚시가 금지되었다는 소문과 함께
격비의 그림자는 희미하게 엷어져갔고
외연열도로 무대를 옮기게 되었다.

2004년. 여름
초반의 열기와는 달리 외연열도의 농어 조황이 좋지가 않던 중,
격비를 다녀왔다는 어느 초짜의 침 튀기는 소리가 요란하다.

농어, 우럭, 노래미등을 밤새워 잡았다. 갯바위에 내리지는 못하여
밤새워 멀미에 고생은 했지만 주워 담을 수가 없었다는데
달랑, 3개만 갖고 간 루어가 빛을 발했다니 초보도 고기 잡는 건 일도 아니란다.

“그래..........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격비……. 내 사랑..........!! ^^;;

농어사랑에 푹, 빠져 버린 차원장님, 엔지니어 최, 장꼭도, 박찬호 선수,
모두 모여, 신진 항을 찾아갔는데 새벽바람이 거세다…….

“이…….거……. 배 뜨겠나???? 도대체 격비만 간다면 도깨비가 날뛰니……. -_-;;

주의보가 발령되지는 않았지만 파도는 높기 만하다.

입금한 선비를 돌려줄 것 같지도 않아 멀미를 각오하고 출발을 결심했는데
오징어나 갈치 잡이 배인지 가로질러 있는 뿔대가 눈에 거슬린다.

“반갑습니다!!!” 를 외치며 나타난 선장의 외모가 깍두기 같다며
불안해하는 일행을 다독여 본다.

“괜찮아……. 설마 중국이나 북조선으로 배를 몰겠어~???”

파도의 높이나 배의 생김새로 보아 시간이 많이 걸리겠다는 생각에
비좁은 선실을 선점하곤 살폿~! 잠이 들었을까?

“준비하시고~~~!!! 준비하시고~~~~~~!!!“

가까운 곳의 섬부터 차분히 뒤져나가잔다.

흔들리는 뱃전을 움켜쥐고 어렵게 던진 루어를 물고 반가운 얼굴이 나타난다.
세 마리의 농어를 본 선장이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에~~~! 또~~! 가설라무네~~~! 
 지금 이 파도에는 격비가기가 어려울 게라고 미리 알고들 계셨겠죠?
 가려면 갈수는 있지만 가자마자 돌아와도 날은 저물게고
 멀미에 중상자가 생길지도 모르고……. 그러고……. 그러니.
 그냥……. 이 근처에서 열심히 합시다. ……,

“   =,,=...................................................”



서비스로 침선 우럭낚시도 제공했지만 
하나…….둘…….  멀미로 쓰러지기 시작한다…….
먹을 만큼의 우럭도 잡았기에 식사를 하기위하여 잔잔한 곳을 찾았으나
갈매기로 뒤덮인 섬에서는 침입자들에게 융단폭격을 해댄다.

자리를 옮겨 우럭을 썰고 삼겹살 마니아인 박 선수가 장만해온 불판을 펼쳐놓고
뒤집힌 속을 매운탕에 이슬로 달래보는 극약처방을 해본다. ^^;;

오후 잠시, 설 물렸던 농어의 조롱을 뒤로하고 신진 항에 들어오니
“그 파도에 낚시를 할게라고 나갔냐” 물어 오는 선장들을 보니
무리수를 띄운 날이었나 보다.

오랜만에 둘러본 안흥 항에는 갈치가 있었는데 값도 쌈직하다.

“아저씨들……. 갈 치사이소……. 제주갈치랑께요?!”

“ 아니~? 제주갈치를 여기서 쌓아놓고 팔일이 있어라~????”

“오~메~! 뱅기로 공항에서 방금 가져왔응께 싸~게, 싸게, 사가시오~잉~!”

“어디~? 김포~? 군산~? 거짓말하면 털나는거 알죠? ……, ……”
“서해안 갈치라면 누가 뭐란 디요?”
“뒤에 있는 배들이 전부 갈칫배들이고 서해바다가 고향이라고 갈치에 써있구만.”
“아줌씨, 거짓말했으니  안살라요~!!!”

서해안에서도 갈치가 잡힌다는 소식이 오래 되었다.
십 수 년 전 안면도 방포 항에서 배를 몰고 나간이가 그물을 놓았는데 
갈치가 산더미같이 걸려들었단다.

돈 좀 되겠구나 싶었지만 마땅히 팔 곳이 없다.
안면도읍내로 옮겨 상하기전에 헐값에 치우노라 고생만하고
힘들인 값도 안 나왔으니 다시는 못 잡을 고기라고 머리를 흔들었다.

원, 투, 쓰리, 포, 격렬비열도.........
언제나 제대로 가볼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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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댓글
G 칼있어 마 05-03-21 11:01
흐흐흐, 결국 격렬비열도 상륙작전에 실패했군요! 담에 성공해서 대물 낚으시길..., 어복충만 맨날행복! ^_^
G 참볼락 05-03-21 20:13
참말로 사람이 좋아서 그런지,바보처럼 보여서 그런지 모르겠네요 한결같이 만나는 선장마다 똥배짱인지,도독놈 심보인지 궁금타 돈은 낚시 끝나고 주는게 원칙인데,돈자랑 삼아 먼저 주니 호구로 보지 않았겠나.가다가 못가면 아니 간만 못하거늘.자랑이라고 인낚에 올리니,또다리도 쌍 또다리네
G 천안감시 05-03-21 22:52
제가 아시는분이 격비도만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인데... 날씨만 받쳐주면...그분하고 들어가면 괜찮은데...아쉬웠겠네요.. 저도 격비는 3번정도 가보았습니다...그냥...탐사차...시즌이 아닐때.. 정말 멋진 곳이죠...
G 찌매듭 05-03-22 18:54
10년전 이야기입니다. 그때만해도 격비를 갈만한 배가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우럭낚시배들만 있었을때구요 외연도를 다니게 되면서 격비는 잊고있었죠... 작년에야 다시 격비를 찾게 되었는데 결국, 작년에도 격비를 밟지는 못했군요 매번, 급변하는 날씨탓으로 돌려야했습니다 ^^;; 금년에는 격비를 밟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만복이 가득하시길.......... ^^ 우럭배들은 미리 선입금을 하지 않으면 예약이 되지않는답니다. 주의보사항만 아니면 손님들의 선택이 애매하지요 또, 사주나 아닌지.......... 격비만 전문으로 다니신 분이 있다니 몇수 가르침을 부탁해야겠군요 태안의 피싱카페나 황토같은 곳이 전문으로 다닌다던데 격비를 간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선비, 날씨, 인원을 모두 맞추기도 어렵고... 격비의 모습을 금년에는 볼수있게 되었으면 좋겠군요 ^^ 이번 일요일에는 서울의 집에서도 지진으로 많이 흔들렸는데 안전한 조행길 이어지시길 바랍니다.
G 참볼락 05-03-23 18:39
괜한 이야기로 심기를 불편 하게 하여서 미안합니다. 같은 낚시인으로 안타까움이 좀 과해서 ...너거럽게 봐 주시길 아무튼 올해는 꼭 뜻 이루시길
G 날으는양탄자 05-03-24 19:10
매듭님 안녕하세요. 먼저 인사 바로 못드려 죄송 합니다. 인낚을 잠시 접고 업무에 열중하고 지냈습니다. 격비도 4월 말경부터 다닐까 합니다. 언제고 격비 출조 연락 주세요.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사업 번창하시기 바랍니다.
G 찌매듭 05-03-24 19:24
갯바위낚시는 전화예약만으로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급작스럽게 취소하는 일도 생겨 선주나 점주의 속이 상하는 일이 있죠.. 미리 예상을 하고 인원을 더 받기도 하나 이런날은 도 넘쳐서 밑으로 숨고 다른 곳에서도 타고... 우럭쪽이나 선상낚시 서해안은 미리 입금하여 예약을 하는편이죠 올해는 곡, 격비를 밟던지 맑은날 구경을 하게 되리라봅니다. 양탄자님, 금방, 다녀가셨네요? ^^ 이제 오늘의 일과를 끝내고 들어가는길입니다. 급한 마무리일이 생겨 조금, 바쁘답니다. 낚시비철이니 다해이구요~ 볼락소식이 들려오는군요 1월초 가거도 이후 물냄새도 못맡았으니 학꽁치라도 생각납니다만... ^^ 지난번 여행소식이 어찌되었는지 궁금했는데.... 격비행은 약간 이르지 않을까요? 수온이 문제이긴하지만... 태안쪽에 몇군데 소개를 받았으니 참한 곳을 골라봐야죠.... 업무에 열중하셨다니 좋은 소식입니다. 좋은 저녁시간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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