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즌이 돌아오면...[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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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시즌이 돌아오면...[2부]

G 5 1,492 2002.04.18 14:50
몰아치는 비바람을 맞아가며 텐트를 정상으로 옮겼다.
60평짜리 아파트가 안부러웠다.
비바람이라도 막을수 있는 반평도 채안되는 지금 이공간이야말로 밀려드는 공포감 으로부터 적지않은 위안이되기에 충분했다.
시시각각 차오르는 바닷물을 바라보며 여기서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야 한단말인가.
기가막혔다.지금 이러고 있는걸 가족들은 알까...
동행한L형도 빗물인지 눈물인지 얼굴이 온통 젖어있다.
술기운이 가시면서 한기가 찾아온다. 이가따닥따닥 부딫히고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이 춥다.
바닺물은 바로 발아래서 넘실거리고 둥둥 떠다니는 스티로폴 부표들이 지금의 물살을 말해주고있다. 오 하느님!
쿨러는 내용물은 모두빼고 물이 조금이라도 천천히 들어가라고 끈으로 칭칭 동여매었다.(그거라도 붙잡고 있으면 살수있겟다는 믿음으로)
전화를 몇번이고 했지만 기지국 하나없는 이곳에서는 오히려 부력을 갉아먹는 봉돌과 다름없는 물건이다.
차츰 날이 밝기 시작한다. 오오 빛의고마움이여 여전히 비바람은 한결 같지만 주위를 둘러볼수 있으니 저으기 마음이 가라앉는다.
도대체 이다지도 만조가 되지 않았을까? 이제 남은 면적 이라고는 합판 서너장 남짓 아아아!
노래를 불렀다. 눈물이 났다.
배가 오지않는 다면...또 악몽과 같은 밤을 맞이해야 한다면...생각 하기조차 무섭다.
그대 저멀리서 무엇인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점이 되었다가는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기를 거듭하더니 배모양 이었다.
그것은 마치 죽음을 각오하고 허허 벌판에서 돌격하는 용사의 모습이었다.
배는 가까이 다가왔지만 어떻게 접안 해야할지 엄두가 나질않는 것같았다.
주위를 계속 돌면서 안간힘을 쓰는 선장님의 얼굴에서 아타까움이 역력하다.
우리는 나름대로 저러다 배가 깨지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입술이 바싹마른다.
그때 선장님왈 "다시 올테니 기다려요. 물은 더이상 안차오르니 걱정마시고"
그렇게 배는 다시돌아 갔다.도대체 이험한 파도에 어떻게 왔는지 실로 존경스러웟다.
이제는 마음이 한결 놓였다. 배가 고팠지만 모든것이 귀찮아 생라면을 씹어 먹었다.
바로 어제만해도 들뜬 기분에 휘파람이 나왔는데 24시간뒤의 지금은 어떠한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얼마후 배는 다시왔고 우리는 그리운 가족들을 다시 만날수 있었습니다.
그날밤 축구에서 멕시코 에게 아깝게 졌으니 서해바다에 수장시킨 낚시장비 들이 더욱 아깝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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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G 어촌계장 01-11-30 00:00
태풍이 와서 해일이 일었으면 큰일날뻔 했습니다. 항상 조심하세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04/19-11:50]
G 허무 01-11-30 00:00
기대를가지고 무슨대물이라도 힘겹게 만난나했는데 뒷이 너무허전하군
요 그나저나 고생깨나 하셨구먼요 다음엔 고생되더라도 대어낚길바랍니
다. [04/19-17:50]
G 지렁이 01-11-30 00:00
허허... 큰일 날번 했군요..!! 바다와 함께 지내는 우리 낚시인들... 항상 안전에 조심하며 자연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바다에 나서야 겠습니다... 즐낚하시고, 무엇보다 안전낚시 하시기를... 님께서 겪으셨던 그밤을 생각하며 노래 한곡 올립니다... 둘 다섯의 "밤배" 입니다... *^^* [04/20-08:33]
G 거함산 01-11-30 00:00
2부의 내용이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못해 죄송합니다. 사실 그날 집으로 돌아와서 급보를 받았습니다. 아버지가돌아가셨다는.....지금 생각해도 못난 자식놈 하나 살리려고 저대신 운명을 달리 하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모든 애기를 끝까지 쓰려고 했는데 저도모르게 멈추게 되더군요. 매년 6월이되면 임종을 못본 불효한 마음에 더욱 가슴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의 잛은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행복이 가득 하시길 기원합니다. [04/20-23:00]
G 거함산 01-11-30 00:00
지렁이님의 노래선물 감사합니다. [04/20-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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