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스파이더피쉬 필드스탭 울보미소입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다녀온 홍도 벵에돔 선상낚시 이야기를 남깁니다.
제주도 출조 전부터 조금 불편했던 허리 상태가 2박 3일 동안 낚시를 하면서 더 악화되었습니다. 두 일정 사이 하루 쉬는 날을 이용해 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고 나서야 다행히 회복되었습니다.

제주도 짐을 정리하는 동시에 홍도 선상낚시를 준비했습니다.
제가 즐겨 사용하는 강우코리아의 원줄 VSS 2.5호를 새로 감았네요. VSS 원줄은 그 자체의 성능은 물론 포장 상태의 수준 또한 굉장히 높습니다. 기존의 뻣뻣한 플라스틱 대신 종이 소재를 선택하여 질감을 좋게하고 무게 또한 줄였습니다. 검정과 금색의 색상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조합이지요.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는 21테크늄 릴, 보조스풀과도 잘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출시한지 10년이 넘은 11데스피나 스풀임을 고려하면 역시 유행은 돌고도는 듯합니다 ^^"

이날 약속 장소였던 거제 신신낚시입니다. 주차공간이 충분하고 1,2층 매장이 넓어서 거제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네요. 키오스크로 밑밥을 주문하는 방식이 신선했습니다.

밑밥을 준비한 다음 장승포로 넘어와 출조점에 들렀습니다.
이번 출조를 계획한 준수 동생이 선장님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날 일정에 대해 간단히 안내를 받았습니다. 처음 뵙는 젊은 선장님께서 굉장히 반갑게 맞아 주셨네요.

멀리서 오는 낚시인들을 위해 출조점 한 편에 방 하나를 준비해 두셨다고 합니다. 미리 전화만 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이용할 낚시인들은 미리 연락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네요.

저희가 이날 이용한 선사는 거제 장승포에서 출항하는 "피싱톡 호"였습니다. 처음에는 선장님도 낚시인으로 출조를 다니다가 낚시가 너무 좋아 선장님이 되었다고 하네요. 작년에 건조된 선박인 만큼 외관이 정말 깨끗했습니다.

항해에 필요한 여러 장비들도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에서 선장님의 성격 또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네요.

준수 동생이 제가 멀미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 멀미약을 하나 건네주었습니다 ^^" 물 없이 혓바닥에 붙이면 되는 간단한 방식의 멀미약이었습니다.

거제 신신낚시에서 섞어 온 크릴 4장, V9 덕용 집어제 1봉에 긴꼬리 벵에돔 빵가루 1봉, 황금비율 긴꼬리 벵에돔 집어제 1봉을 추가로 섞었습니다.

채비를 준비하다가 익숙한 소리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비행기가 상공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항상 다들 안전하게 비행하길 빌었습니다.

이날 저희가 홍도에서 자리를 잡은 곳은 "줄여"였습니다. 매물도, 구을비도에서도 그렇고 저렇게 길게 생긴 갯바위는 대부분 줄여라는 이름이 붙여진 듯합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습니다. 9시에 출항하여 낚시를 시작한 11시경에는 겉옷을 벗어야 될 만큼 햇살이 뜨거웠습니다.
제주도에서도 그렇고, 이번 홍도에서도 선상낚시를 가자는 지인들의 제안에 한 번 더 고민을 하게 됩니다. 멀미약을 먹고 낚시를 할 때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항으로 돌아와서 생기는 육지 멀미도 무시 못 하겠더라고요. 선상낚시를 한 다음 날 오전까지 약간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불편한 느낌이 계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다행히 이날은 오후가 되면서 점점 너울이 죽는다는 예보였네요 ^^" 바람 또한 거의 없는 편이었습니다.

홍도 선상낚시 경험이 많은 일행들이 먼저 자리를 잡았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선수에는 피칭/롤링이 심해서 저는 이번에도 선장님 자리 옆에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선장님이 밑밥을 준비했다면, 홍도에서는 낚시인이 직접 밑밥을 뿌리는 방식이었습니다.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밑밥을 치는 쪽이 심심하지 않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

몇 마리의 작은 돌돔 이후 시원한 입질에 챔질을 했더니 제법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올라온 녀석은 4 짜가 넘는 "노랑점무늬유전갱이"였네요. 제주도에서는 "꽉꽉이(꽥꽥이)"라고도 불리는 녀석입니다. 2년 전 가파도 남부리코지에서 낚은 기억이 있네요.
선장님은 "시마아지"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지만, 노란 점이 박혀 있다는 점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상낚시에 익숙하지 않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원한 음료수를 직접 챙겨왔습니다. 커피와 자양강장음료를 선장님, 사무장님 그리고 일행들에게 나눠주고 다시 낚시를 이어갔습니다.

이날 출조는 제가 활동하고 있는 "조우상사 스파이더 피쉬"스탭들과 함께했습니다. 이성진 대표님과 사무실 주리 누님, 준수 동생, 준수 동생의 지인분이 함께 했네요. 거제범 봉암 형님은 요즘 일이 워낙 바빠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ㅠㅜ

줄여 자리는 홍도 동쪽에 위치해 있어서 오후로 갈수록 해가 가려진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해가 낮아지는 10월이라 1시를 넘어가니 벌써 홍도에 가려 그늘이 생겼습니다.

점심이 준비되는 동안 발앞 가까운 곳을 노렸을 때 긴꼬리 벵에돔 한 마리가 채비를 당겨갔습니다. 긴꼬리 벵에돔이었지만 입질 자체가 시원하지는 않았습니다.
갯바위와는 달리 선상낚시의 경우에는 뱃전의 그림자, 배에서 나는 소음 때문에 대상어들이 예민해진다는 얘기가 실감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날 만났던 몇 마리의 긴꼬리 벵에돔들 모두 비슷한 입질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날 점심으로 라면과 김치, 밥이 제공되었습니다. 인원이 많아 약 40분 전부터 사무장님께서 라면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사무장님 어머님께서 직접 담그셨다는 김치가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
따뜻한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네요, 홍도를 바라보며 먹는 라면은 진짜 맛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선미에 있는 냉장고를 열어보니 시원한 생수와 커피가 한가득 들어있었습니다. 나중에 또 "피싱톡 호"를 타게 된다면 음료수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요 ^^"

식사를 마친 뒤 처음 만나는 물고기는 독가시치였습니다;; 제주도에서도 징하게 만났는데 여기까지 따라왔네요. 바늘을 뺄 때도 그렇고 목줄까지 교환해야 하니 이래저래 피곤한 녀석입니다.

오후로 갈수록 너울이 죽으면서 낚시 여건이 좋아지는 듯했습니다. 한창 낚시에 집중하던 주리 누님께서 씨알 좋은 벤자리를 한 마리 걸었네요. 선장님과 사무장님께서 갈무리를 도와주시는 걸 보니 초심자 낚시인들도 무리 없이 선상낚시를 즐길 수 있겠네요.

원래 이날의 대상어는 긴꼬리 벵에돔이었지만 작은 돌돔들이 훨씬 많이 낚였습니다. 오전에는 씨알이 작아 바로 돌려보내는 경우가
많았다면 오후에 낚이는 돌돔들은 30cm가 넘어가는 준수한 녀석들도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제가 이날 낚았던 돌돔들 중에 가장 큰 녀석입니다. 토실토실 살이 오르고 줄무늬가 선명했던 녀석이었습니다.
소안도에서 낚은 돌돔 회 맛을 보고 나서는 30cm가 넘는 돌돔들을 무조건 챙기고 있습니다. 이 녀석도 뒤풀이 식사에서 맛있는 회로 변신했습니다 ^^"

멀리서 갈치배들의 불빛이 밝아오고 어느새 홍도 갯바위 주변으로도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정리를 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씨알급 긴꼬리 벵에돔은 비록 못 만났지만 좋은 분들과 친절한 선장님, 사무장님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내고 돌아왔네요.

채비를 접고 밑밥통을 비우려는데 사무장님께서 그대로 놔두라고 하시면서, 나중에 항에 도착하면 본인께서 세척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중에 장승포 항으로 돌아와보니 밑밥통이 정말 깨끗하게 씻겨 있었네요!)

철수길에 뒤돌아 본 "홍도"의 모습입니다. 섬 오른쪽에 걸린 초승달, 노을과 함께 정말 멋진 그림을 만들어냈네요 ^^"
전남 신안의 홍도뿐만 아니라 통영 바다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홍도"가 있습니다. 시기가 맞지 않아 괭이갈매기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언제 보아도 정말 멋진 섬 "홍도"입니다.

장승포 항으로 돌아와 어창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물고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주로 작은 돌돔이었고, 참돔, 노랑점무늬유전갱이, 벤자리의 모습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뒤풀이 식사는 장승포 항의 "하얀등대 횟집"에서 먹었습니다. 회가 준비되기 전부터 해물모둠과 따뜻한 미역국으로 벌써 술잔이 오고 갔네요. 저는 운전 때문에 물로 대신하였습니다;;;

아래쪽에 보이는 회가 작은 돌돔, 위쪽 회는 노랑점무늬유전갱이입니다.
돌돔은 고소함과 식감, 전갱이는 담백함이 각자의 매력이었습니다. 적당한 소금이 뿌려진 벤자리 구이는 사진으로 다시 봐도 침이 고이네요 ^^"

자투리 살은 회 무침으로 준비되었습니다. 각종 야채와 해초가 새콤달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맛이 있었네요.
제가 어릴 때 먹던 "포항물회"의 느낌과 비슷해서 좋았습니다. 예전의 "포항물회"는 지금처럼 육수가 많지 않고 고추장을 기본으로 되직하게 비벼 먹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필요하면 생수를 추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1년에 몇 번 하지 않는 선상낚시를 10월에만 두 번을 다녀왔네요. 모두 즐거운 출조였지만 조금 몸이 부치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다녀와서 하루 이틀 갯바위를 그리워하면서 몸을 추슬렀습니다.
그래서......이번 주 화요일에 여명 형님과 소안도에 다녀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진짜 많이 배웠고, 생각할 게 많았던 소안도 감성돔 낚시 이야기로 다음에 인사드리겠습니다.
회원님들 즐거운 주말 맞으시고, 항상 안낚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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