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여름 성경 학교와친구 집을 전전하며,딱 일주일간 나가 살 던초등 사학년, 딸래미가 드디어 귀환 했다.
한층 예쁘진 얼굴에,갸릇한 턱 선과 뾰쪽해 진 턱 끝이, 패션잡지 표지모델 같다.
채연을 좋아하는,아빠를 희한한 듯,효리를 밉다 한다.
오빠는?하더니,밤 열시되야 온다니까 금방 눈두덩이 붉어지며,돌고래 같은 눈에 눈물이 가득 넘쳐 흐른다.
오빠하고,아빠하고,보고 싶었나?하니...
아니 !안 보고 싶었다며,눈물천지된 두 뺨을 침대 홑이불로 덮어버린다.
똑소리나는 딸래미...
스스로 계획한, 일 주일 간의 휴가를,지 발로 나가 뚝딱 해치우고 돌아 왔다.
원 했던 부산엔,가 질 못 했지만.불평 한 마디 없다.
교회에서는 재밌었나? 하니
선생님이 너무 고마웠다며,부쩍 어른스런 대답이다.
나는,마흔 넘어 칠 팔년 다니던 교회를 관 뒀지만
딸래미 교회 가는 건,전혀 개의치 않는다.
커가는 애 들에게 성경 말씀처럼 유익한 것이 세상에 또 있으랴?
광신하는 어른 들에게 회의를 느낄 뿐... 교회에 거부감은 없다.
오늘 아침엔,
이쁜아내를 팔공산 동화사에 데려다 줬다.
거대한,통일대불 앞...팔걸이 야외 의자에 앉아,땀을 뻘뻘흘리며 배(拜)를 올리는 아내를 멀리서 지켜 보면서...
종교가 뭔지...신앙이 뭔지...믿음은 더더욱 무엇인지...
골몰한 중에...
눈 앞,육중한 대불과...멀리, 리오의 예수상이 나란히 현현하여, 애옥살이 같은 이 세상에, 수호신되어,사바세계를 지키고 섰다.
내려오는 길에,조그만 종달새 한 마리
부리에 벌레 몇 마리 문 채,내 곁에 한 발 앞 서 푸르르 푸르르, 계속 날아 다닌다.
쌀 알 만 한,청동빛 풍뎅이 두 마리 나란히 개망초 위에 붙었고
빽빽한 숲에,가지는 보이지 않고,영롱한 잎새들만 진공 속에 떠 있는 듯, 또렸하다,
젖은 숲에, 물안개 물끄러미 일고...
계곡 물에 종일토록 씻기는, 눈 감은 바위엔
애써 감추는 돈담무심이...이끼되어 까맣게 남아 있다.
밤늦게,놀이터 벤치에 나와 앉은 아내와 나 사이로
고일 아들 녀석이 학교에서 돌아와 제 엄마를 감싸 안은채, 곁다리를 낀다.
방학인데도,휴일도 없이 언제나 밤 열 시다.
뒤늦게대략,가족관계를 이해하더니
동생 공부시키고,아빠 용돈 주고,엄마 놀러 보내고,등등의 대충의 방정식이
그려지는 모양... 언제나 대책없는 아빠를 빗대어, 오직 !!저축 뿐이다.
그런 놈이, 예뻐, 믿을 수 없는 아내가 벼락얘길 하니...안그래도 학교에 번개가 떨어져 나무가 부러지고 친구 하나가 기절 했단다.
바로 내 뒤에 떨어졌다니깐!!휘둥그레진 눈에,앞으로 아들 놈이 겪게될 세상 우연사들이 환등처럼 떠올라 절로 웃음이 나온다.
지 엄마가,불 까지 나고 난리 났다니까
지들 학교 옆에도 불이 나 애 하나가 갔다며,금방 시무룩해진다.
갔다니,무슨 얘기냐니까,전기 합선으로 불이 났는데, 애 아버지는 애가 집에 있는 줄 몰랐다며...거듭,애는... 갔다는 대답 뿐이다.
차마,죽었다는 말을 입 밖에 꺼내지 못하는, 여린 마음에, 소심한, 고운 심성이 느껴진다.
그러게, 동생은 너가 잘 챙겨야 된다...니까...
응 !하며,입을 악 다물고 고갤 끄덕이는 모습에, 비장한 각오와 함께
가버린 애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겹쳐...
허공을 응시하는 눈에,얼핏, 수 없이 스쳤던...나를, 또 다시 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