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내만 뽈라구 구멍 찾았다

진해 대성낚시 임무열 사장의 ‘괜찮은 뽈라구 포인트’ 제보를 받고 포인트로 향한 것은 지난 금요일. 가덕도 일자 방파제에서 약 한달 동안 볼락 재미를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늦은 6시 도착한 일자 방파제는 한창 물이 올라 있는 포인트라고 하기에는 낚시꾼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평일 저녁이라고 하지만 고기 나오는 낚시터가 어디 평일, 주말을 가리던가.
▲일자방파제는 거대한 볼락 포인트로 최근 부각되었으나 포인트 크기에 비해 낚시 여건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지난 한달 동안 수많은 볼락을 배출했으나 현지꾼들 끼리만 재미를 본 곳이라 한다.
더구나 일자방파제는 루어낚시를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곳이었다. 석축의 경사가 급해 이동이 쉽지 않았으며 몰밭이 광범위하게 있어 초보자들이 공략하기에는 애로점이 많았다. 더구나 취재 당일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그나마 나은 씨알이 나오는 테트라포드에는 올라가 보지도 못했다. 그리고 외항에 세워진 방파제라 큰 테트라포드가 쌓여 있어 상당히 위험해 보였다. 이번 취재에는 민장대꾼들도 함께 동행을 했는데 일자 방파제는 오히려 민장대 꾼들에게 알맞은 포인트라 여겨졌다.
▲석축의 경사가 심하고 무엇보다 방파제 위가 비스듬하게 뻗어 나와 있어 석축에서 방파제 위로는 양 끝에 있는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는 이동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가로등이 없는 것은 루어낚시에 치명타. 주위가 어두워지면서 바람은 한층 심해져 어쩔 수 없이 포인트를 옮겨야만 했다. 임무열 사장이 추천한 곳은 진해 내만의 연도라는 섬. 드문 드문 볼락이 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루어로 해 본 적은 거의 없는 곳이라 조황을 확신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어쩌랴. 상황이 상황인 만큼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야만 하니 우선 연도로 뱃머리를 돌렸다.
의외의 한 마리에 힘을 얻다
처음 내려보는 연도항은 이미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었다. 조그만 어선과 괴정과 연도를 오가는 객선까지 있었는데 그런 까닭에 내항 쪽에는 채비를 던질 만한 공간이 잘 찾아지지 않았다. 짐을 풀자마자 방파제 끝에서 정박한 배 사이로 1g 지그헤드에 액션피쉬 타입의 빨간색 웜을 달아 캐스팅을 했다. 물색이 많이 탁했던 까닭에 좀 더 눈에 잘 띌 만한 채비를 선택한 것이다.
▲연도 내항에는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어 낚시하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배를 정박한 큰 방파제는 가로등이 밝아 낚시하기 무척 편리하다. 그물을 많이 깔아 놓아서 이동 시 걸림에 주의해야 한다.
5분 정도 낚시를 했을 때 기자의 채비에 입질이 왔다. 지그헤드를 물고 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을 정도로 상층까지 따라와서 볼락이 입질한 것이다. 씨알은 의외로 좋았다. 18cm 정도 되는 씨알. 진해 내만권에서는 보기 힘든 씨알이었다. 기자의 볼락을 보고 취재팀은 용기 백배. 바람을 가르는 캐스팅이 이어졌다. 좀 더 안쪽으로 자리를 잡으러 가 보니 먼저 온 민장대꾼이 볼락을 낚아 올리고 있었다. 씨알은 비슷한 수준. 저녁 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낚시를 한다는 현지꾼이었는데 그는 이미 서너마리에 볼락을 모아놓고 있었다. 미끼는 청갯지렁이.
▲청갯지렁이를 사용한 민장대 낚시꾼이 낚아 놓은 볼락들.
▲안쪽에 위치한 작은 방파제도 여건은 좋았으나 조황이 좋지 않았다. 망상어는 입질을 많이 했다.
▲잔 찌알의 개볼락을 낚은 김연균씨. 취재당일 처음으로 손맛을 보았다.
조건만으로 따진다면 내항 안쪽에 위치해 있는 작은 방파제에서도 볼락이 잘 물어 줄 것 같았지만 낚시를 해 본 결과 볼락 보다는 망상어가 많았다. 현지꾼도 작은 방파제에서는 씨알이나 마릿수가 신통찮아 볼락낚시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바퀴 돌고 다시 배를 접안한 방파제로 돌어와 보니 몇몇 루어꾼들이 집어등을 켜 놓고 낚시 중이었다. 그 중 방파제 바깥쪽에서 낚시를 하던 조성래 씨의 낚싯대가 휘어졌다. 장난 스럽게 고기와 씨름을 하던 조성래씨를 보고 주변의 꾼들이 야유를 보낸다. ‘뽈라구 가지고 장난 친다’는 것. 그러나 정작 고기를 올려 보니 모두의 입이 쩍 벌어졌다. 23c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신발짝 씨알이었던 것이다. ‘펌핑까지 할 뻔 했다’는 조성래 씨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번졌다.
▲왔다, 왔어 라며 급하게 랜등을 하고 있는 조성래씨. 꽤 굵은 볼락이 물어 줄이 터지는 줄 알았단다.
▲23cm 볼락으로 취재 당일 최대어를 낚아낸 조성래씨. 볼락루어를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으나 시간만 나면 진해권을 찾는 골수 현지꾼이다.
▲이상한씨의 채비에도 20cm가 넘는 굵은 놈이 물었다. 눈에 보일 정도로 상층까지 볼락이 떠올라 입질을 하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고.
철수 직전 봇물 터진 입질
중날물이 진행되면서 뜸해진 입질로 인해 전원이 철수를 결정했다. 몇몇 꾼들은 아직 미련이 남았는지 다른 방파제로 꾼들을 실으러 배가 간 사이에도 계속해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공략하지 않은 내항 쪽의 어선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무료하게 캐스팅을 하고 있던 찰라 한 마리의 볼락이 탈탈 거리면서 올라 왔다. 의외의 장소에서 받은 입질이라 낚시를 하던 꾼이 정작 더 놀라는 눈치다. 이미 낚싯대를 접어 버린 꾼들은 입맛만 다시고 있었다.
그 와중에 또 한 마리의 볼락이 올라 왔다. 씨알도 준수했다. 지켜만 보던 일행들이 막 낚싯대를 펼칠 찰라 무심하게도 철수배가 접안을 했다. 아쉬운 순간이었다.
▲철수직전 연달아 두 마리를 내 놓으며 꾼들을 자극했던 방파제 내항. 자극받은 루어꾼들의 캐스팅이 이어지고 있다.
▲배스낚시는 오랫동안 했지만 볼락루어는 이제 배우는 중이라는 김창현씨. 처음으로 볼락 입질을 받은 것이 무척 기쁘다고 했다. 김창현씨는 철수 직전 내항에서 연타석 입질을 받았다.
▲김창현씨의 채비, 1호 지그헤드에 빔 타입의 웜 주황색을 사용했다.

▲상층부를 공략하니 제법 굵은 망상어가 마릿수로 나왔다.
연도의 큰 방파제 거의 전역에서 볼락을 확인했으며 씨알도 17~8 cm 정도로 수준급이었다. 이미 물때를 놓친 상태에 진입을 했고, 취재 당일 상황이 뻘물에 바람까지 부는 좋지 않은 여건이었음에도 서너마리의 볼락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연도는 벼르고 들어갈만한 가치가 있는 볼락루어낚시터로 확인되었다.
진해 대성낚시 임무열 사장은 “낚시를 해 본 결과 연도 볼락은 활성도가 높아 입질을 시원하게 한다. 씨알도 수준급이고 도보 낚시 여건이 좋아 볼락루어꾼들에게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볼락루어에 전념하고 있는 진해 대성낚시 임무열 사장. 지그헤드 채비는 물론 지그나 미노우를 이용한 볼락루어낚시에도 열성이다.
꿩 대신 닭으로 선택한 연도에서 의외의 볼락을 수확함으로써 진해권은 우도, 음지도와 함께 확실한 볼락루어낚시 트로이카를 보유하게 되었다. 철수길에 들러 본 몇몇 방파제는 여건은 좋았으나 간조 때가 다 되어 낚시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아쉽게 볼락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렇듯 진해권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볼락루어 낚시터들이 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마릿수나 씨알의 많고 적음을 떠나 개척자의 정신으로 포인트 개발에 나서는 설레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면 오늘 밤 가까운 방파제를 찾아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취재협조
진해 대성낚시 055-543-05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