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중? 청소 중?
다크템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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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1 10:05

좌사리도 벵에돔 취재 때 참돔을 방불케 하는 힘으로 채비를 당기던 망상어가 있었다. 그냥 놓아주기에는 반찬거리로 실해 보이던 그놈들. “가져 갈랍니다”라고 말하던 동행한 꾼의 희망대로 낚아 올리는 족족 갯바위 물칸에 넣어 두었다.
한참 동안 고기가 낚이지 않아 낚아논 고기 사진이나 찍자 싶어 살펴본 물칸에는 게 한 마리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놈의 입장에서는 이게 웬 떡이냐 싶었을 것이다. 평소 그림의 떡처럼 보였던 씨알 좋은 먹잇감이 ‘날 잡아드슈’라는 포즈로 널브러져 있었으니 말이다.
게, 갯강구는 꾼들이 놀다간 갯바위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물론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저 식사를 할 뿐이다. 게와 갯강구는 잡어가 많을 때 현장미끼로도 쓰인다. 그러고 보면 이들은 꾼들과는 훌륭한 공생관계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갯강구가 무섭기만 하다. )
그러나 일부러 이들에게 먹잇감을 줄 필요는 없다. 또한 이들의 소화 능력도 과신할 것이 못되기 때문에 철수 직전 갯바위에 흩어져 있는 크릴이나 음식물을 "놔두면 그것들이 먹는다"라는 식으로 방치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것들이 썩으면서 오염시킨 갯바위는 이들 청소부들의 업무(?)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순환싸이클이 멈춰버린 갯바위는 죽어간다. 고로, 꾼들의 포인트도 죽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