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와석臥席, 좌석坐席, 그리고 입석立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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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와석臥席, 좌석坐席, 그리고 입석立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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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다. 따끈한 아랫목에 엉덩이나 지지고 있다면 모를까, 밖으로 나서면 고생인 계절에 낚시 다닌다고 꼭두새벽 칼바람을 맞으러 다니는 꾼들의 모습은 일반인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4차원의 세계다.

이즈음이 되면 낚시꾼들조차도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나’는 식의 자조 섞인 말을 할 정도니 겨울낚시가 힘들긴 힘든 모양이다.  

잠도 자지 않고 밤길을 달려 새벽 3~4시 낚싯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다가 드디어 낚싯배를 타고 출발하면 설레임으로 가슴은 터질 것 같은 것이 꾼의 심정이다. 사실, 이때는 어떤 불합리도 그냥 넘어간다. 다른 자잘한 문제들은 이제 앞으로 대물을 낚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비하면 하찮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보통 사람, 혹은 낚시를 처음 온 사람이 이때의 낚싯배 안을 살펴본다면 고개를 갸웃 거릴 것이다.

세계 제일의 편한 자세로 두 다리를 쭈욱 뻗고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코를 골고 있는 사람(더구나 배 안에 비치된 대부분의 난로는 이들에게로 고정되어 있다), 좁은 의자에 앉아 팔짱을 끼고 잠을 청하고 있는 사람, 혹은 누운 사람들의 다리 사이 공간에 비집고 앉아 있는 사람, 선실이 비좁아 아예 바깥에 자리를 잡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사람이 똑같은 선비를 내고 배를 탔다는 것이다.(물론 목적지에 따라서 선비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이상한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딱딱하게 굳어진 소금기로 인해 창문조차 잘 열리지 않는 좁은 선실 안에서 한 대, 두 대씩 불이 당겨지는 담배 연기는 비흡연자의 혐연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활활 타오른다. 이 쯤 되면 무법지대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이 모든 일이 당연하다는 듯이 이루어지며, 누구도 자기만 편하게 가서 미안해 한다거나, 불편하게 가서 부당하다거나 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빨리 움직이지 못한 자신을 탓하거나 낚싯배에서는 으레 일어나는 일이라고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 이상하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빨리 와서 아예 낚싯배에서 잠을 자야지’ 라는 결심을 해 보는 것이다.  

철수길 역시 다르지 않다. 비슷한 풍경의 반복. 다만 피곤함과 ‘황’의 기운이 보태져 약간 더 짜증스럽고, 불편한  여정이 된다.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얼마 전 삼천포의 낚싯배를 탔었는데 그 배의 내부는 대단히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선실 전체를 모두가 넉넉하게 앉아갈 수 있도록 지하철 좌석처럼 배치해 놓고 있었는데, 기자가 의아해 하자 오랫동안 그 배를 탄 한 낚시꾼이 지나가는 말로 ‘이 배를 타면 XX한 꼴을 안 봐서 좋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어떤 장면을 말하는 것인지 아마 누구나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똑같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 낚시꾼들은 익숙해져 있다. ‘좀 불편하게 가더라도 고기만 많이 잡을 수 있는 곳에 내릴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생각이 기자의 민감한 반응일수도 있을 것이다. 정작 낚시꾼들은 가만있는데 말이다.(솔직히 말해 기자는 마음만 먹으면 좀 편한 자리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낚싯배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극히 정상적인 시작으로 이러한 모습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낚시는 혼자 출조를 하든, 단체로 출조를 하든 어느 곳에서는 반드시 많은 사람과 함께 부대껴야 한다. 출조점 승합차 안이나 낚싯배, 식당, 낚시점 등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공간에서 유독 낚시꾼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물론 지금까지 별 다른 문제없이 지내 오긴 했지만 바로 이러한 작은 부분들이 모여 낚시에 입문하려는 일반인들에게 큰 거부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저 재미삼아 따라온 사람이 이러한 모습을 보고 ‘낚시꾼은 예의가 없네, 뭐네’라고 이야기 한다면 과연 뭐라고 반문할 것인가. 또한 외부로 보여지는 모습은 차치하고서라도 스스로 부끄러운 모습은 지양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보다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첩경이다.  

누워 있는 사람에게 ‘같이 갑시다’라며 선실 밖에 있는 사람을 함께 앉게 하는 선장이나 가이드의 한마디, 혹은 혼자만 편해 보자는 의식이 부끄러워질 수 있는 보편적인 생각이 빨리 꾼들 사이로 번져 나가야 한다.  

낚시는 즐거운 것, 함께 즐길 때 즐거움은 배가된다.

4 Comments
미스타스텔론 2007.12.07 15:13  
초보시절 완도 낚시배에 70~80명 싣고 콩나물시루처럼 쪼구리고 가고 철수때는 양심없는 조사들 누워있어 아예 방으로 들어가도 못하고 밖에서 지붕위로 떨어진 바뭇물이 흘러 입에 닿으면 짭짤한 소금맛을 보며 내가 이런 대우를 받으면 낚시다닌게 후회할 때가 있고 다시는 이배 안타야지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정원단속에 질서가 조금 잡혀나가는 것 같고 다같이 즐기는 낚시문화가 바로 서야 하겟지요 .
궁농바다 2007.12.07 22:41  
맞아요.... 그냥 지하철 좌석처럼 만들던지..아니면 그냥 길게 의자 만들어 뒤로 등대고 앉게 하든지....그래야 서로 편할 듯... 1시간 정도 달려야 도착하는 원도권 같은 경우에는 이런 상황이면 거의 미치죠...ㅎㅎ.... 좋은 글, 사진 감사합니다.^^
챔즉방생 2007.12.09 01:11  
때늦은감이드는지적입니다.먼길 오가면서피곤한건 다마찬가진데 늦게승선했다는이유하나로 물보라맞으며 오가는기분 ..디럽져
물오른흑진주 2008.01.11 17:25  
낚시꾼으로서 동감동감, 좌석와석입석...? 밖에 나가서 흩날리는 파도맞아가며 가는 ... ㅠㅠ 늘 지적하고 한마디 하고 싶은 이런상황.... 저또한 이런 연출 할때가 있었지요. 허나 누워있어도 누구한분이라도 정리좀하고 갑시다 라고 한다면 언제라도 그럴용의가 있었지만 말 나오기 전까지는 늘 와석 이었지요. 허나 선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든 안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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