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에돔 대박조황(카멜레온찌 사용기)
낚시하는 동안 비가 와서 낚시사진이 많지 않습니다. 이점 헤아려 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벵에 숙회 ---
교대근무로 자리를 이동했기에 평일 출조가 가능해졌다. 야간근무를 마치는 날, 한여름에 연탄일을 하지 않는 작은형과 함께, 거제도 벵에돔을 타작하기로 야영출조 일정을 잡았다.
--- 작은 형 ---
장맛비 소식에 망설여지기도 했으나, 이때 아니면 언제 형과 야영낚시를 할 수 있겠나 싶어 강행키로 했으며, 비의 양도 고작 1~4mm 뿐이라는 일기예보가 맞기를 바라며, 출발했다.
--- 한 가득 야영 짐 ---
포세이돈 낚시점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2008년 우리부부가 결혼 10년차 기념여행을 거제도로 갔을 때였다. 당시엔 작은 배를 운항 하실 때 였는데, 안면도 없는 우리부부의 방문에 선 듯 아이들과 함께 보리멸과 도다리 잡는 체험을 해 주겠다며 우리가족을 배에 태웠다.
--- 비 구름에 휩 쌓인 구조라 항 ---
선장님은 혁호와 지호에게 낚시 방법도 가르켜 주고, 철수해서는 자장면도 시켜주는 호의를 베풀어 주셨는데, 사람이라면 어떻게 단골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때는 사모님이 훨씬 미인이셨는데, 세월은 속일수가 없나보다.
저녁시간에 벵에돔 몇 마리라도 잡을 줄 알고, 안주는 준비도 하지 않았다. 포세이돈 사모님께서 냉동실에서 꺼내 주시는 병어는 쿨러에 넣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벵에돔이 안 낚이면 용치놀래기나 자리돔을 꺼내서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일부러 자리돔 카드채비도 가져왔기 때문에 안주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오후 4시 30분경 구조라 항구를 빠져나오며, 비도 오지 않는 적당한 흐린 날씨가 맘에 들었다. 햇볕에 얼굴 탈일도 없고, 고기만 낚여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포인트를 향했다.
우리가 내린 포인트는 좌측에 홈통을 끼고 있고, 오른쪽엔 물이 들어오면 건너가기가 꺼림칙한 야영하기 좋은 평평한 자리였다. 철수하는 분들과 바톤터치 하고, 선장님께 포인트 상황을 설명 받고 짐을 정리했다.
--- 갯바위 청소용 수중펌프와 솔 ---
두레박으로 열심히 물을 퍼 텐트 칠 자리를 깨끗이 청소했다. 청소를 하면서 빗자루를 꼭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빵가루가 사방에 흩어져 있어 손으로 치울 수도 없고, 물로 씻어 내기엔 엄청난 육수를 흘려야 했기 때문이다.
--- 작은 배 ---
우리는 무조건 빵가루 밑밥, 빵가루 미끼, 카멜레온 찌만을 사용하여 승부키로 했다.
(밑밥에 크릴을 넣거나, 크릴을 미끼로 사용하면 망상어가 달려들어 낚시를 못합니다. 믿음을 갖고 빵가루만으로 밑밥을 주고, 미끼로 사용해야 합니다.)
채비를 셋팅하고 빵가루 밑밥을 뿌려주니, 물살이 얼마나 빠른지 멀리 캐스팅을 해도 5초 이내에 갯바위에 붙어 버린다. 이러다가는 안주감도 조달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하여, 민장대에 자리돔 카드채비를 하여 던져 보았다. 그러나 물살이 빨라서 그런지 잡어도 없다.
“ 아 소주 세병이나 가져왔는데, 이러다 라면 끓여서 소주 먹어야 하나보다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
--- megi 님께서 보내주신 잇갑통 ---
안주감도 준비하지 못했는데,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내일 아침에는 물살이 빠르지 않을 것이다. 라는 선장님의 말을 믿기엔 현장 여건이 너무 안 좋다. 이번 낚시도 꽝이구나 라고, 불길한 생각을 하며, 긴긴 밤을 안주도 없이 어떻게 보내야 하나 생각하는데 포세이돈 사모님이 챙겨주신 병어가 갑자기 생각났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면 이것처럼 반가울 수 있을까?
뱃속에서 신호가 와서 엉덩이에 힘을 주며 허리띠 푸르고,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하고 있는데, 화장실이 보여 안도할 때도 이런 기분일까?
급하게 화장실로 뛰어가서 바지를 내리고 앉았을 때의 기분이 과연 이보다 좋았을까?
역시 포세이돈 사모님은 선견지명이 있으시다니까? 라고 생각하며 쿨러에 있는 병어를 찾았다.
--- 병어 회 ---
텐트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어릴적 추억을 곱씹으며 형과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기울인다. 바닥이 울퉁불퉁하고, 소주잔 놓을 평평한 자리도 없어 들고 있어야 하는 좁은 텐트, 빗물이 스며들어 등짝이 차가워져도 이 얼마나 행복한가?
얼마나 잤을까?
텐트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안 나는데, 풀라이가 날리며 텐트를 때리는 바람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정신이 말똥말똥해지며, 어제의 엄청나게 빠른 조류속도, 그리고 현재의 강한 바람을 생각하니 오늘 낚시도 틀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 발전입니다. ---
새벽 다섯시에 텐트를 나왔다.
강한 바람에 세워둔 낚싯대는 다 쓰러졌으나 조류는 빠르지 않았다. 더욱 다행인 것은 바람이 뒤에서 불고 있었다. 이런 조건이면 어려운 낚시는 아니다. 아침에는 물이 빨리 가지 않는다는 선장님의 말씀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빨리 준비 하여 낚시를 시작했다.
--- 벵에 숙회 ---
카멜레온찌의 포장에는 찌를 목줄에 채우게 되어있다. 그러나 내가 사용해본 경험으로 보았을 때, 찌를 목줄에 채우면 가는 목줄이 마찰열에 의해 터지는 경우가 발생하여 찌를 분실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스토퍼도 가는 목줄로 인해 밀리는 현상이 발생하여 수심조절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본인은 찌를 원줄에 채운다. 목줄보다 상대적으로 굵은 원줄은 마찰열이 발생해도 쉽게 끊어지지 않을뿐더러, 원줄과 목줄을 직결해 놓은 매듭으로 인해 찌멈춤 스토퍼가 밀려 내려오는 현상이 없다. 이것은 제작사가 보완하거나 사용설명서를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카멜레온 제작사의 사용 설명서 ---
순전히 본인 경험과 생각인데, 카멜레온찌는 아이디어도 비상하고, 대단한 물건임에는 틀림없다. 낚싯대 길이를 넘어서는 수심층에서 입질이 올 때는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으나 벵에돔은 밑밥으로 띄워서 잡아야 하고, 수면으로 뜨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5미터 이내의 입질 수심층에서는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리돔이 물었을때 뒤집어지는 예민성도 그렇고, 장타를 쳐도 잘 날아갈 뿐더러, 색깔이 변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입질 파악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 본인의 채비 구성도 ---
6시경 수심 1.5미터권에서 카멜레온찌가 그린색으로 팔랑 뒤집히며 첫 입질이 들어왔다. 챔질 했을 때 턱하고 걸리는 느낌과 동시에, 물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강렬한 손맛?
얼마만에 느껴보는 황홀한 순간인가?
이때부터 밑밥 한 주걱에 벵에돔 한 마리씩이라고 해야 하나?
형과 주거니 받거니 계속 올린다. 얼마나 개체수가 많은지 밑밥을 잘못 뿌려도 캐스팅 후 10초 정도만 지나면 무조건 입질이다. 올라오다 빠진 것, 헛챔질 된 것, 바늘이 풀린 것 등 까지 합치면 정말 엄청난 마릿수를 했다. 잔 씨알들은 방생하고 적당한 것만 가져왔는데도 삼 십수가 넘어간다.
벵에돔 낚시는 감성돔 낚시와 달라서, 손놀림이 얼마나 빠르냐와 정확한 밑밥과 미끼의 동조가 조과와 직결된다. 일련의 낚시 동작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면 분명 마릿수 대박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 따라서 감성돔이나 참돔낚시보다 더 많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낚시가 아닐 수 없다. 벵에돔 낚시 마니아가 많이 생겨나는 이유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니다.
9시경이 되니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옷이며 장비가 쫄닥 젖었다. 1~4mm 온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낚시복도 챙겨오지 않았는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빵가루 미끼가 비에 젖어 죽이 되었으며, 손이 빗물에 젖어 미끼를 달수가 없을 지경이 되었다. 12시경 철수 하려는 계획을 바꿔 지나가는 포세이돈 작은배를 잡아 세워 철수하였다.
이번 출조는 오랜만에 형과의 낚시에서 원 없이 손맛을 본 날로 기억될 것이다. 진주와 산청구간에서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런 날 뜻하지 않게 벵에돔 대박을 친 것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벵에 숙회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벵에돔 낚시와 지난밤의 무용담을 이야기하며 하루가 저물어 간다. 먼 훗날 형과 나에게 즐거운 추억으로 길이길이 남게 될 것이다.
포세이돈 선장님 사모님, 덕분에 재밌게 잘 놀다 왔습니다. 특히 사모님 병어 챙겨 주셔서 눈물 나도록 감사합니다. 작은배 선장님 지나갈 때 잡아서 미안하고요. 텐트 걷고, 장비 챙기는 동안, 철수 지체시켜서 배안에 타고 계시던 조사님들께도 미안합니다.
--- 포세이돈 선장님, 사모님과 함께 ---
이번 장맛비로 많은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고령에서 참외 농사짖는 호미님, 하우스 6동이 물에 잠겼다고 하는데 복구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하고요. 모쪼록 인낚 회원님들의 가정에 비 피해 없기를 기원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