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강렬했다. 86cm참돔
안경섬, 짧고 강렬했다, 86cm참돔
11월 2일 화요일, 흐르는강물님을 비롯한 6명이 당을 짓기로 했다가
얄미운 파도가 3팀으로 갈라 놓았었다.
각개인의 일정 차이 때문에 날씨가 좋다하여 다시 뭉치질 못하였다.
흐르는강물처럼, 드래곤은 당일 거제 내만의 여차 감성돔 사냥에 나서서
많은 마릿수(17수)로 돌아와 가지 못한 홍도의 아쉬움을 풀었다.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서 녹쓸은 1호대를 꺼집어 내고,
아련한 감성돔 입질을 더듬어 추억을 되살린 보람이 있었다. 그 여파는
부시리, 참돔으로 밥상을 꾸렸던 것이 감성돔 구이로 시작하는 밥상혁명을 하였단다.
두번째 조각인 한량님과 방어사랑은 일정을 목요일로 잡아 홍도로 향했다.
세번째 생활달인님과 관어해자님은 하루 늦게 나간다.
마산에서 총 다섯명의 조우들이 미니버스에 몸을 싣고 졸다 말다하며 거제 다포 도착
멀리 안동, 원림님의 고향이기도 한 그 곳에서 오신님도 있었지만
전주에서 두명이 오셔서 8명 ! 한명은 관광을 하기로 하고 모두 승선.
멀리서 오셨는데 아깝도다.
낚시 구경이 재미있긴 하지만 꾼의 손은 눈보다 더 본능적인데...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출조사장님이 조황을 이유로 홍도에 가지 말란다.
그 말을 듣고 안경섬에 가서 조황이 나빠도 사장님을 탓할 수는 없고
예전에 몇차례 갔다가 재미를 보지 못하였었다.
게다가 정든 홍도를 버리고 가야 한다니.....
낚시인원 7명은 4:3으로 홍도 매니아들의 우세로 역시 홍도로 기울었다.
목소리가 유난히도 큰 한량님은 안경섬이었다. 결정이 되고도 안경을 외쳤다.
부산에서 오신 조사님 중 한분이 분위기를 살피신다.
내가 타킷이 되었다. "저래 가고 싶어하는데 그만 안경으로 가 보입시다."
예보상으로는 나쁘지 않은 바다였지만 2시경 도착한 안경섬은 바이킹이었다.
그 속에서도 갯바위 꾼들의 찌, 빨간불 초록불빛은 날아 다니고....
홍도로 갔으면 홍도가 파도를 막아 주었을 텐데...
다시 아쉬운 마음이 솟아 난다.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을 되뇌이는 인간의 어리석음이여......
일부는 채비를 하다말고 다시 선실로 가고 일부는 아예 나오지도 않고....
야간낚시와는 달리 처음부터 5호대에 12호 원줄, 10호 목줄로 채비를 하였다.
꼴랑거리는데 채비를 바꾸는 것도 귀찮고,
야간의 마릿수를 기대할 것도, 이루고 싶지도 않아서 였다.
더욱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고기는 목줄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나의 지론을 따라 '고래심줄인들 어떠하리'였을 것이다.
새벽 네시가 지나고 다섯시, 모두 잠들고, 선장, 가이드 마저 잠들어 있다.
곁에 한량과의 둘은 전갱이잡이로 잔 손맛에 몸을 풀고 있었다.
그가 곁에 있어 심심함도 멀리 보내 버리니 고마움이 가득하다.
때때로 중방어들이 덮쳐서 몸맛을 선사하고, 새벽잠을 쫓아내었다.
먼동이 터오기 전, 선장님을 깨워 배가 정렬되도록 하고, 다시 눈을 비볐다.
새벽녘의 찬바람이 살속까지 느껴지기도 하였으나 졸음은 가시지 않았다.
6시 10분경 먼동이 터오른다. 긴장과 집중으로 바다미녀를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눈뚜껑은 닫히고........쫘아악 ! 6시 30분경이다.
화들짝 놀란 손이 레버를 닫으려니 쉽게 닫히지 않고 닫히자 마자 드랙이 나간다.
강한 채비를 쓰기에 제법 잠가 놓고 파이팅을 하는 것이 나의 스타일인데...
너는 바다미녀가 아니라 대방어????
울진 왕돌초에서 여름을 보내고 헤엄쳐 여기까지 다시 내렸왔구나 !
반갑다. 친구야 ! 마지막 들물을 따라 이렇게 다시 만나는구나 !
그러나 그는 짧고 강렬한, 약간은 예전과는 다른 만남이었다.
우리들의 친구인 대부시리, 대방어는 강렬한 입질이 지속되는 특징이 있었다.
그 동안 많이 변했구나 !
째고, 쳐박고,... 초기는 비슷하였다. 방향도 한 방향이 아니었다.
참돔은 대부분이 난바다쪽 한방향으로 내달음 친다.
물밑 바위로 다가가는 것을 막기위해 초기에는 거칠게 다루었다.
대부시리 특유의 여감고 쳐박기를 막아 볼 요량으로 정면 대응을 한 것이다.
중반의 파이팅이 이루어 지고 있을 즈음,
그는 남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느낌이 다가오고, 그러나
겉으로는 부인을 하며 속으로는 예감이 맞아 떨어지기를 바랬다.
지켜 보던 선장님도 '가시나'라고 몇번을 말한다.
드디어 쿡쿡거린다. 힘도 빠진 듯하다. 이내 바다를 붉게 물들인다.
미안하구나! 숙녀님을 거칠게 다루어서....사진과는 달리 엄청난 체구였다.
누군가 통통한 여자가 귀엽다 하였는데 올라온 그녀는 나에게 괴물여자였다.
다시 중방어들과의 싸움은 계속되고
날물이 시작되며 조류도 방향이 바뀌고, 강도도 세어 진다.
조류가 약한 곳으로 포인트를 옮긴다.
그 곳은 그냥 물이 정지상태다.
고물쪽은 간간이 입질이 왔으나 이물과 중간은 곰팡이가 손에 쓸 지경.
중날물이 시작되자 다시 여기 저기 파이팅은 계속되고....
30여미터의 수심대에 입질층은 비교적 낮았지만 입질층의 변화가 심하였다.
그래도 중층 이상으로는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도 18도 정도의 낮은 수온 때문이리라.
라니냐가 몰고 온 저수온, 약한 조류, 낮은 활성도는 약은 입질을 보였고
그래도 안동의 조우님은 탁월한 조황으로 연결해 나갔으며
한량님도 40여 센티가 넘는 참돔을 끌어 내고
마산의 조우님도 71cm의 덩치 좋은 참돔을 낚아 올리셨다.
아쉽게도 날물의 물돌이는 보지 못하고
미끼가 동이 나는 12경 철수길에 올랐다.
모처럼 한량님과의 카풀로 돌아 오는 길도 심심하지는 않았다.
그의 일성은 "행님 ! 안경섬 잘 갔지요?"
"동생이니까 바다미녀를 소개해 주지 !" "그래, 정말 고맙다."
사실이 그랬다. 나는 퍼 담아 온다고 해도 안경섬은 정이 가지 않았다.
그의 일관된 안경섬 구호가 아니었다면
부산의 조사님도 나를 설득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의 덕분에 팔, 다리, 어깨, 허리 모든 근육이 뭉친 가운데
참돔 손질에 들어 갔지만 들어서 싱크대에 올려 놓는 것부터도 큰부담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시제에 쓸까도 생각해 보지만 냉동시킬 방법도 없고
더욱 굽거나 쩌낼 주방기구도 없을 것이었다.
미터급 부시리를 처음 잡고 싱크대를 떠나 목욕탕으로 옮겼던 옛날을 추억하며
거의 한시간여를 그녀와 다시 놀았다.
이쯤 되자 뭍으로 나와 아내에게 전화를 하였던 것을 아내가 다시 꺼내며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들키운다고 정신이 팔려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사 알겠단다. 여자가 따라 댕기거나 말거나 당신뜻대로 하시구려였고,
칼로 찔렀다는 소리에 조금 움찔 했었단다. 싱겁이.....
"오늘 참한 여자가 따라와서 시겁했다. 그런데 선장님이 칼로 찔러 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