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여행
① 출 조 일 : 2012년 4월 7일
② 출 조 지 : 산양면 일련의 섬
③ 출조 인원 : 아내와 나, 그렇게 둘
④ 물 때 : 보름이 막 지난 9물
⑤ 바다 상황 : 전형적인 봄 바다
⑥ 조황 요약 :
함께 산다는 거. 결혼을 해서 좋다, 안하면 더 좋다는 식으로 바라보아선 아니 된다. 서로가 다름을 충분히 인정하며 행복을 공동의 문제라 인식해야 한다. 왜냐면 행복은 멀리 있는 신기루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벼운 짐을 챙겨 2박 3일 낚시여행을 떠나는 토요일 오전은 전형적인 봄 날씨다. 따스한 봄볕에 살랑거리는 바람이 싱그럽다. 언제나 반가운 표정으로 친절이 맞이하는 사천대형낚시에 들려 병아리와 청개비, 캐미와 루어용품 등을 준비하고, 모닝커피 한잔으로 풋풋한 평화를 느껴본다. 곁에 선 아내의 표정은 봄을 닮아 있다.
환하게 웃는 얼굴에 봄 향기가 절로 피어오른다.
아내는 나에게 있어선 마지막 그리움이며 간절한 희망이다.
아내의 야윈 손을 잡고 있노라면 그 손에서 전해지는 사랑과 고마움이 커다래서 눈물이 먼저 앞선다.
날마다 그립다 기다리게 하시고
날마다 고맙다 두 손 잡게 하시고
날마다 사랑이다 받들게 하소서
이 기도 다 하는 날
이 목숨 다 하는 날
내내 자유롭게 하소서 (詩. 기도. 김호룡 저)
낚시점 사장님과 안녕의 인사를 나누고 나서는 길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이 우리를 먼저 반긴다.
사금파리 햇빛 아래 온 몸을 하얗게 치장하여 눈 아리게 핀 벚꽃들이 결혼기념일인 오늘을 부단히 축하 해 주는 길 따라 이야기와 웃음, 주변의 풍광에 도취되어 어느덧 달아 항에 도착한다.
출항 준비를 끝낸 배에 짐을 싣고 자리에 앉으니 바람 한 점이 살갑게 스쳐 지난다. 푸르다.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다. 하늘과 바다가 하나가 되어버린 이 푸른 공간에 아내와 내가 손을 잡고 섰다. 그 사이를 지나는 바람도 푸르다.
아내는 사진 찍기에 여념 없다. 이번 여행을 사진으로 스토리를 꾸며 보고 싶다는 야심(?)을 귓속말로 전하고 이내 볼이 붉어지는 아내의 모습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으로 한 올 한 올 지어 만든 옷을 입고 이 땅으로 가만히 내려앉은 천상의 사람 같다.
저만치 목적지 섬이 아련히 자태를 드러낸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섬은 언제나 소박하니 아늑하다.
바다를 닮아 섬도 푸르다.
부녀회장님의 안내로 민박집에 짐을 풀고 툇마루에 앉아 사금파리 햇빛이 부셔져 내려앉는 바다를 바라보자니 저곳이 내 마지막 쉼터 이냥 편안해진다.
아내의 손을 잡고 나선 섬 둘레길 에서 만나는 풍경들은 아름답다는 말 보다는 그냥 터져 나오는 '좋다'는 탄식이 더 적절할 지경이다. 푸르다 못해 시커먼 바다 저편으로 여객선 하나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싣고 섬으로 들어오고 있다.
섬, 외로운 사람들이 더 깊은 외로움을 찾아 스며드는 곳. 그 섬으로 밤이 온다.
민박집 주인 어르신이 차린 저녁상으로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낯선 이질감 보다는 넉넉한 포만감으로 마음가득 풍요롭다. 자연산 우럭회가 유별히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낚시가방을 매고 지천인 방파제로 나선다.
팔짱을 낀 아내를 바라보니 보름달빛을 머금은 얼굴이 훤하니 맑다.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 돌아서니 어느새 방파제다. 해풍마저 훈훈한 방파제에는 여기 저기 낚시꾼들이 만어의 꿈을 담아 캐미의 녹색 불을 켜고 대를 드리우고 섰다.
방파제 입구를 조금 지나 외항 쪽으로 자리를 잡고, 병아리 미끼에 찌낚 채비를 한 3칸 민장 대를 아내에게 건네며 입술을 다문 채 주먹을 살짝 쥐어 본다. 대박의 꿈 보다는 아내의 낚시 대에 입질이 많아 와서 오늘 낚시가 즐겁고 행복하길 바라는 소망 같은 나만의 의식이다. 눈웃음을 뒤로 하고 아내는 저만치 떨어져 대를 드리운다.
같은 채비를 하고 최대한 멀리 던져본다. 찌가 서기전에 앞으로 살짝 끄는 순간 앙탈 진 손 맛이 전해진다.
두 마리의 볼락이 바늘털이를 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이건 대박. 아직은 달빛이 휘영청 한 9물 방파제 위에서, 20년 낚시를 하는 동안 본능처럼 지닌 감이 소름처럼 되살아난다. 고만고만한 녀석들과 25센티가 넘는 볼락들이 연신 입질을 전해온다. 한참을 바쁘게 낚시를 하고 있자니, 방파제 바깥쪽에서 낚시를 하던 조사 서너 명이 다가와 인사와 동시에 쿨러를 열어 보고선 탄성을 자아낸다. 동전만한 크기의 눈알을 부라리고 입을 쩍 하니 벌린 볼락들로 쿨러가 상당부분 찬 후였다.
물이 바뀌고 초 날물이 시작되자 저만치 선 아내가 바쁘다. 낚시를 하면서 설핏설핏 보자니 채비를 던져 입질이 오는 위치로 찌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끌고 와 입질을 받고 물 흩트림 없이 고기를 잡아내는 솜씨가 어지간한 꾼 빰 치는 실력이다. 연속 50여 마리는 잡아내는 듯하다. 뜻 모를 미소와 함께 괜한 행복감이 스며든다.
새벽 두 시가 다 되었을 무렵 낚시를 접었다.
"조금 멀리 던졌다가 방파제 가장자리 주변으로 찌를 끌고오면 거짓말처럼 툭 치는 느낌과 동시에 찌가 물 밑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이건 지금까지 해 온 낚시와는 느낌이 완전 달라"
"가만히 보자니 잘하던데 허허"
"이젠 감 잡았어요. 내일은 대박 칠거야"
민박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의 흥분된 조행 담이 아이들의 합창소리처럼 까아만 밤하늘에 꽃눈 마냥 흩날린다. 회와 소금구이, 소주 한잔에 세상 덧없는 행복과 평화가 찾아들고, 사랑 할 수 있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서로의 눈빛으로 교환하며 첫 날의 여행을 즈음한다.
파도가 전하는 뭍 소식에 잠들지 못하는 섬. 그 섬의 푸른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우리의 사랑은 봄꽃처럼 짙어간다.
신은 남자를 만들고 여자를 만들었다. 만들면서 그들을 다르게 만든다. 다르게 만든 이유는 단순하다.
그 다름을 인정 할 때 비로소 서로를 지극히 사랑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어딘가에서 막연히 찾아오는 환상이 아니라 작고 소박한 것을 소중히 가꾸어 갈 때 샘물처럼 솟아나는 정성스런 믿음이다.
② 출 조 지 : 산양면 일련의 섬
③ 출조 인원 : 아내와 나, 그렇게 둘
④ 물 때 : 보름이 막 지난 9물
⑤ 바다 상황 : 전형적인 봄 바다
⑥ 조황 요약 :
함께 산다는 거. 결혼을 해서 좋다, 안하면 더 좋다는 식으로 바라보아선 아니 된다. 서로가 다름을 충분히 인정하며 행복을 공동의 문제라 인식해야 한다. 왜냐면 행복은 멀리 있는 신기루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벼운 짐을 챙겨 2박 3일 낚시여행을 떠나는 토요일 오전은 전형적인 봄 날씨다. 따스한 봄볕에 살랑거리는 바람이 싱그럽다. 언제나 반가운 표정으로 친절이 맞이하는 사천대형낚시에 들려 병아리와 청개비, 캐미와 루어용품 등을 준비하고, 모닝커피 한잔으로 풋풋한 평화를 느껴본다. 곁에 선 아내의 표정은 봄을 닮아 있다.
환하게 웃는 얼굴에 봄 향기가 절로 피어오른다.
아내는 나에게 있어선 마지막 그리움이며 간절한 희망이다.
아내의 야윈 손을 잡고 있노라면 그 손에서 전해지는 사랑과 고마움이 커다래서 눈물이 먼저 앞선다.
날마다 그립다 기다리게 하시고
날마다 고맙다 두 손 잡게 하시고
날마다 사랑이다 받들게 하소서
이 기도 다 하는 날
이 목숨 다 하는 날
내내 자유롭게 하소서 (詩. 기도. 김호룡 저)
낚시점 사장님과 안녕의 인사를 나누고 나서는 길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이 우리를 먼저 반긴다.
사금파리 햇빛 아래 온 몸을 하얗게 치장하여 눈 아리게 핀 벚꽃들이 결혼기념일인 오늘을 부단히 축하 해 주는 길 따라 이야기와 웃음, 주변의 풍광에 도취되어 어느덧 달아 항에 도착한다.
출항 준비를 끝낸 배에 짐을 싣고 자리에 앉으니 바람 한 점이 살갑게 스쳐 지난다. 푸르다.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다. 하늘과 바다가 하나가 되어버린 이 푸른 공간에 아내와 내가 손을 잡고 섰다. 그 사이를 지나는 바람도 푸르다.
아내는 사진 찍기에 여념 없다. 이번 여행을 사진으로 스토리를 꾸며 보고 싶다는 야심(?)을 귓속말로 전하고 이내 볼이 붉어지는 아내의 모습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으로 한 올 한 올 지어 만든 옷을 입고 이 땅으로 가만히 내려앉은 천상의 사람 같다.
저만치 목적지 섬이 아련히 자태를 드러낸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섬은 언제나 소박하니 아늑하다.
바다를 닮아 섬도 푸르다.
부녀회장님의 안내로 민박집에 짐을 풀고 툇마루에 앉아 사금파리 햇빛이 부셔져 내려앉는 바다를 바라보자니 저곳이 내 마지막 쉼터 이냥 편안해진다.
아내의 손을 잡고 나선 섬 둘레길 에서 만나는 풍경들은 아름답다는 말 보다는 그냥 터져 나오는 '좋다'는 탄식이 더 적절할 지경이다. 푸르다 못해 시커먼 바다 저편으로 여객선 하나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싣고 섬으로 들어오고 있다.
섬, 외로운 사람들이 더 깊은 외로움을 찾아 스며드는 곳. 그 섬으로 밤이 온다.
민박집 주인 어르신이 차린 저녁상으로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낯선 이질감 보다는 넉넉한 포만감으로 마음가득 풍요롭다. 자연산 우럭회가 유별히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낚시가방을 매고 지천인 방파제로 나선다.
팔짱을 낀 아내를 바라보니 보름달빛을 머금은 얼굴이 훤하니 맑다.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 돌아서니 어느새 방파제다. 해풍마저 훈훈한 방파제에는 여기 저기 낚시꾼들이 만어의 꿈을 담아 캐미의 녹색 불을 켜고 대를 드리우고 섰다.
방파제 입구를 조금 지나 외항 쪽으로 자리를 잡고, 병아리 미끼에 찌낚 채비를 한 3칸 민장 대를 아내에게 건네며 입술을 다문 채 주먹을 살짝 쥐어 본다. 대박의 꿈 보다는 아내의 낚시 대에 입질이 많아 와서 오늘 낚시가 즐겁고 행복하길 바라는 소망 같은 나만의 의식이다. 눈웃음을 뒤로 하고 아내는 저만치 떨어져 대를 드리운다.
같은 채비를 하고 최대한 멀리 던져본다. 찌가 서기전에 앞으로 살짝 끄는 순간 앙탈 진 손 맛이 전해진다.
두 마리의 볼락이 바늘털이를 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이건 대박. 아직은 달빛이 휘영청 한 9물 방파제 위에서, 20년 낚시를 하는 동안 본능처럼 지닌 감이 소름처럼 되살아난다. 고만고만한 녀석들과 25센티가 넘는 볼락들이 연신 입질을 전해온다. 한참을 바쁘게 낚시를 하고 있자니, 방파제 바깥쪽에서 낚시를 하던 조사 서너 명이 다가와 인사와 동시에 쿨러를 열어 보고선 탄성을 자아낸다. 동전만한 크기의 눈알을 부라리고 입을 쩍 하니 벌린 볼락들로 쿨러가 상당부분 찬 후였다.
물이 바뀌고 초 날물이 시작되자 저만치 선 아내가 바쁘다. 낚시를 하면서 설핏설핏 보자니 채비를 던져 입질이 오는 위치로 찌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끌고 와 입질을 받고 물 흩트림 없이 고기를 잡아내는 솜씨가 어지간한 꾼 빰 치는 실력이다. 연속 50여 마리는 잡아내는 듯하다. 뜻 모를 미소와 함께 괜한 행복감이 스며든다.
새벽 두 시가 다 되었을 무렵 낚시를 접었다.
"조금 멀리 던졌다가 방파제 가장자리 주변으로 찌를 끌고오면 거짓말처럼 툭 치는 느낌과 동시에 찌가 물 밑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이건 지금까지 해 온 낚시와는 느낌이 완전 달라"
"가만히 보자니 잘하던데 허허"
"이젠 감 잡았어요. 내일은 대박 칠거야"
민박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의 흥분된 조행 담이 아이들의 합창소리처럼 까아만 밤하늘에 꽃눈 마냥 흩날린다. 회와 소금구이, 소주 한잔에 세상 덧없는 행복과 평화가 찾아들고, 사랑 할 수 있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서로의 눈빛으로 교환하며 첫 날의 여행을 즈음한다.
파도가 전하는 뭍 소식에 잠들지 못하는 섬. 그 섬의 푸른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우리의 사랑은 봄꽃처럼 짙어간다.
신은 남자를 만들고 여자를 만들었다. 만들면서 그들을 다르게 만든다. 다르게 만든 이유는 단순하다.
그 다름을 인정 할 때 비로소 서로를 지극히 사랑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어딘가에서 막연히 찾아오는 환상이 아니라 작고 소박한 것을 소중히 가꾸어 갈 때 샘물처럼 솟아나는 정성스런 믿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