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바위용 고비중 하이브리드 PE 합사줄의 등장 2 – 채비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용할 것인가 ?
2018.11.8. 도C어부 (@인낚)
자신의 낚시레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려면 한 단계 가는 줄을 쓰라는 말이 우리 낚시인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한 단계가 아니라 대폭 레벨업 찬스가 왔다. 그동안 즐겨 쓰던 2, 2.5, 3 호 나일론 줄을 고비중 0.8호 PE 합사줄로 과감히 바꿔보자. 앞 컬럼에서 언급한 갯바위전용줄도 좋고 에깅용으로 나온 고비중 PE 줄도 좋다. 여러 호수별로 준비할 필요없이 0.8호 PE 합사줄 하나면 된다. 물리적 인장강도는 부족함이 없지만 다른 이유라면 1호 줄도 좋다. 매칭되는 낚시대는 0.6~1.5호 대가 적당하다. 본류대 대물을 노리는 꾼에게는 1.5호가 있고, 기량을 뽐내고 싶은 베테랑에게는 0.6호가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입문자에게는 나일론 줄로 먼저 익힌 후 합사줄을 시도해 볼 것을 권장한다. 플로팅, 세미플로팅, 서스펜드 따지는 건 호수가 겁나 나가는 나일론 줄에나 해당하지, 1 점대도 안되는 호수의 합사줄에서는 그런거 없다. 스풀 한 개로 다되니 비용이 적게 든다. 인장강도로 따지면 현재 시중의 갯바위용 고비중 0.8호 PE 합사는 평균 6kg (Max 기준)대이며, 이는 나일론 3~4호에 해당한다. 직경으로 따지면 2 배 가늘고, 표면적을 2 배 줄여 바람이나 조류의 저항, 가이드나 구멍찌의 줄빠짐 저항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20g 정도의 채비를 달고 가볍게 장타를 시도하여 50m 떨어진 여를 공략할 용기가 생긴다. 자체중량이 거의 4배로 가벼워져서 수면아래 줄처짐이 줄고 팽팽한 원줄조작이 용이하므로 어신과 챔질의 전달이 빨라 히트확율을 높일 수 있다. 요샛말로 한 큐에 5단계 정도 점프업 되는 느낌적 느낌이 들것이다.
PE 합사줄을 사용하여 갯바위 흘림낚시 채비를 꾸리는 것은 기존 나일론 줄 채비와 거의 같다. 다만 PE 합사줄이 순간 충격에 약한 것을 고려하여 충격을 흡수하거나 보완하는 방법으로 채비를 구성하고 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6짜 감성돔까지도 충분하다는 시마노사의 스탭인 아키라 오치(大知 昭)씨의 감성돔 채비를 참조하면, 나일론 채비와 다를 바 없는 <합사줄-도래-목줄>의 간단한 구성이다. 일반적인 포인트의 경우 0.8호 PE 합사줄을, 대형감성돔 포인트의 경우 1호 PE 합사줄을 사용하며, 목줄은 평소보다 길게 플루오르카본줄 3발 정도를 사용하여 쇼크리더의 기능을 겸하도록 하고 있다. 채비투입이 불편하면 목줄의 길이를 약간 짧게 조정해도 좋을 듯하며, 수심 낮은 곳에서는 당연히 목줄을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합사줄을 도래에 매듭할 때 평소 사용하는 더블클린치 매듭으로도 모든 PE 호수에서 충분한 매듭강도를 준다고 한다.
도래 대신 합사줄과 목줄을 직결하는 <합사줄-(직결)-목줄)> 채비도 제안하고 있는데 이때는 FG 노트와 같은 매듭강도가 우수한 직결법의 학습이 선행되어야 한다. 필자의 경험상 지깅낚시나 루어낚시에서 보편적인 FG 노트 같은 직결법은 전용 툴을 갖추더라도 특히 바닥권을 노리는 감성돔 낚시의 경우 목줄을 자주 교체하기 때문에 갯바위 현장에서 실행하기란 여간 귀찮고 또한 숙련되지 않으면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정통적인 방법은 쇼크리더를 이용한 <합사줄-(직결)-쇼크리더-(도래/직결)-목줄> 채비이다. 쇼크리더는 신축성이 선형특성을 가지는 2~3호 나일론줄 대략 5~10m 정도를, 목줄은 플루오르카본줄 3~4m 정도를 권장하며, 원줄과 쇼크리더는 FG 노트법으로, 쇼크리더와 목줄은 전차직결법 같은 검증된 직결법으로 직결을 권장한다. 어떤 경우든 한곳은 직결이 요구되고 FG 노트 같은 고강도 직결법의 숙련이 요구된다.
전유동 또는 전층채비는 직결채비가 더 유리할 수도 있는 반면, 반유동 또는 잠길찌 채비의 경우는 원줄에 찌매듭을 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찌매듭 자체는 합사원줄에 기존 면사로 가능하며 적당하게 충분히 조이면 매듭이 헐겁거나 미끄러지지 않았다. 원줄과 목줄 중간에 쇼크리더를 직결한 <원줄-쇼크리더-목줄> 채비의 경우 찌매듭의 위치를 쇼크리더에 할 수도 있다. 10m 길이의 쇼크리더에 찌매듭을 하였다면 수심 10m 정도를 커버하는 반유동 채비가 되는 것이다. 길이가 긴 쇼크리더 자체는 합사원줄의 충격을 더 잘 흡수 하겠지만 동시에 흘림채비에서 합사줄 사용의 장점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레이드오프로 고려되어야 한다. 필자는 시행착오 끝에 <0.8호 합사원줄-도래-4m 카본목줄>의 간단채비로 감성돔낚시를 즐기는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1.0호 합사원줄이 감긴 스풀을 별도로 준비하여 상황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0.6호 합사줄은 채비투입 환경이 양호한 방파제 같은 포인트에서 사용하기를 권장하며, 너무 가늘기 때문에 시력이 좋지 못한 낚시인에게는 채비를 다루는데 있어서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드랙기능만 있는 스피닝릴 체계는 1호 내외의 PE합사를 밑줄없이 감을수있는 전용 얕은 스풀 (shallow spool)이 시판중인 반면, LBD 릴 체계에서는 아직 PE 전용 스풀이 출시전이므로 2500, 3000번 스풀에 밑줄을 적당히 감고 합사줄을 그 위에 감는다. 농어루어 PE라인용으로 출시된 LBD 릴을 소장하고 있다면 당분간 훌륭한 대안이 될것이다.
PE 합사원줄의 충격을 완화시켜 주기 위하여 낚시대는 연질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보유 중인 중질대나 경질대를 연질대로 바꿔야 할 만큼 부적합하다는 것은 아니다. 릴의 드랙은 소형 생수페트병 2개 정도에서 미끄러지도록 드랙을 설정하여 사이즈 좀 있는 감성돔의 처박는 박력을 릴의 드랙으로 순간 순간 흡수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런 연장선에서 개인적으로는 드랙이 미끄러지기 시작하는 문턱값이 낮은 다이와사의 ATD 기능의 릴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원줄보호에 릴의 드랙을 활용한다는 면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는 갯바위 흘림낚시의 새로운 테크닉이랄 수 있다. 요약하면 PE 합사줄 채비의 운용시, 연질대를 쓰던, 목줄을 평소보다 길게 쓰거나 쇼크리더를 체결하든, 릴의 드랙조정을 평소보다 약하게 하든 (또는 레버브레이크를 적시에 사용하든), 이중에 어느것 하나이상을 실행함으로써 불의의 충격으로부터 합사원줄을 보호하기를 적극 권장한다.
어신은 초기부터 가감없이 전달되고 명확하다고 인터넷 체험기, 블로그, 유튜브 같은 동영상 등등 여러 매체에서 확인된다. 나일론 줄의 경우 대개 대상어가 미끼를 물고 돌아서는 순간부터 어신이 명확하게 전달되는 반면, PE 줄의 저신축성, 팽팽한 가는 줄에서 오는 어신은 입질 초기부터 전달되어 오히려 챔질타이밍이 혼란스러웠다는 색다른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챔질은 당연히 강력한 한방 보다는 손목스냅을 이용한 부드러운 챔질로 대와 합사줄에 주는 충격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시판되는 바늘은 더욱 예리하고 강력하여 강한 챔질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후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신축성이 없는 합사줄의 모든 인장력이 손실없이 지연없이 바늘에 그대로 전달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과하게 비유하자면 나일론줄의 후킹이 밀어서 박는 못이라면, PE 합사줄의 후킹은 망치로 때려서 박는 못이다. 바닥걸림시 강한 챔질은 당연히 금물이고, 원줄만 사려서 지긋이 당겨 탈출을 시도해야 채비손실을 줄일 수 있다. 반드시 장갑을 끼거나 줄 끊기 도구를 이용해서 합사줄에 손이 베이는 사고를 방지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시중에 합사줄을 다루는 다양한 툴들이 시판되고 있다. 합사용 가위를 비롯해서 줄 끊는 도구, 합사줄과 나일론/카본줄의 직결을 용이하게 해주는 노트어시스트 용품 등이 그것이다.
고비중 PE 합사줄의 직진성이 개선되었다 하더라도 1호 내외의 가는 줄에서는 라인트러블을 전혀 피할 수는 없다. 사실 우리가 언제 1호 나일론줄을 원줄로 사용해 본적이 있었던가. 스풀에서부터 느슨해진 줄이 가이드나 초리를 감지 않도록 항상 뒷줄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라인이 완전 가늘고 새털처럼 가볍기 때문에 나일론 줄에서 말하는 플로팅형이니 세미니, 서스펜드 형이 하는 그런 구분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냥 PE 라인 하나로 플로팅형 보다 줄내림이 빠르고 서스펜드형 보다 더 우수하게 수면아래에 잠겨있기 때문에 다른 줄 준비를 고민할 필요가 없으며, 어차피 가는 줄이라 플로팅이더라도 시인성은 그다지 확보되지 않는다고 봐야한다. 이또한 고비중 PE 원줄의 또다른 장점이다. 실제로 채비를 운용해보면 플로팅? 세미?, 서스펜드?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왜하나 할 정도로 어신에만 집중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2018.11.11 업데이트- 회원님들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하여 제목을 변경하고 본문내용을 수정 보완하였다.)